[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통닭 한마리·베트남 쌀국수·초콜릿 케이크…
1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급식'을 검색해봤더니 보기에도 맛깔스러운 음식 사진이 이어졌다. 경기 한 고등학교 영양사의 게시물을 살펴봤더니 학생들이 좋아할만한 음식은 물론 최근 유행을 탄 스크램블드 에그를 빵 속에 채운 샌드위치 간식이 보인다. 통닭 한마리를 통째로 주거나 냉면, 김치말이 국수 등 계절에 맞는 식단도 제공한다. 시험 기간에는 '시험 잘봐'라는 글귀가 새겨진 초콜릿 케이크를 준비하기도 했다.
급식은 단순히 한 끼를 때운다는 개념을 넘어 학교의 우수성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됐다.
담당 영양사가 발품을 팔아 랍스터나 대게, 캐비어를 제공해 '귀족급식'으로 화제를 모았던 경기도 파주의 세경고등학교 또한 뛰어난 급식 덕에 서울에서도 지원서를 접수하기도 했다.
급식의 질을 올리기 위한 노력은 이젠 영양사 개인을 넘어 교육청의 주요 과제가 됐다. 더욱 신선하고 건강한 식자재로 급식을 제공하는 건 교육청을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인 동시에 신뢰를 줄 수 있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김민지 영양사가 경기 파주중학교·세경고등학교에서 근무할 당시 제공했던 랍스터 급식. (사진=연합뉴스)
최근 전국 교육청이 주목하는 식재료는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않은 Non-GMO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난 2월 올해 급식 기본 방향을 발표하며 Non-GMO 식자재 제공을 위한 지원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Non-GMO 식재료 제공을 위해 별도의 식품비를 마련한 건 서울 학교급식 시작 이래 처음이다.
이에 따라 1인 1끼당 초등학교·특수학교는 45원, 중학교 69원, 고등학교 45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연간 약 9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원도교육청 또한 Non-GMO 식재료 공급 확대를 위해 강원도 등과 함께 15억원여원의 예산을 마련한다. 유전자 변형이 되지 않은 원료를 사용한 콩기름과 고추장, 된장 등을 학교급식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광주동부교육지원청도 식품비 단가를 높여 Non-GMO 식재료 사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보다 식품비 단가는 2.95%, 운영비 단가는 40원씩 각각 인상하기로 했다. 친환경 우수 식재료비는 66.6% 인상한 500원을 지원한다.
이처럼 건강한 급식을 위해 교육청의 노력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장에선 식품비 인상은 물론 식재료 구매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 한 중학교에서 근무하는 영양사는 "아무래도 예산이 한정돼 있어 Non-GMO 식품을 구매할 때마다 적용 품목에 한계가 있다"며 "공동구매나 식자재 공동관리를 하면 원가를 더욱 절감할 수 있고 예산 부족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