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경쟁을 촉진하는 건 바로 전기차입니다.
고용량 배터리로 무장한 전기차는 각종 전자기기가 작동해야 운행할 수 있습니다. 전기차가 자동차이면서 동시에 IT 기기이기도 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을 닮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OTA는 무선 통신을 통해 새로운 소프트웨어를 추가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기존에 차량은 탑재된 기능대로만 움직였지만, 앞으론 구매 후에도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면 새로운 기능을 추가할 수 있습니다.
이에 완성차업체들은 자체 운영체제(OS)를 직접 개발하고, 소프트웨어 사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사업 방향을 틀고 있습니다.
제네시스 GV60.(사진=제네시스)
현대차그룹은 올해 연말부터 출시하는 현대차·기아·제네시스의 모든 신차에 자체 개발한 '커넥티드카 운용체제(ccOS)'를 적용합니다.
자체 OS는 계기판,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오디오·비디오·내비게이션(AVN)을 아우르는 콕핏 시스템뿐만 아니라 차량 전반에 걸쳐 적용됩니다. OS로 인포테인먼트 관련 전장 부품을 넘어 차량 내 모든 전자제어장치(ECU)를 통합하고, 이를 제어하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목표입니다.
폭스바겐도 자체 차량 소프트웨어 'VW.OS'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자체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비율을10%에서 2030년 60%까지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토요타 역시 각각 자체 OS인 'MB.OS', '아린(Arene)'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자체 소프트웨어 개발 경쟁을 벌이는 건 미래차가 새로운 IT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를 활용하면 움직이는 거대한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5G 네트워크가 활성화되면 완전자율주행 등이 가능해져 자체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은 더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할수록 자동차와 IT기기 간 경계는 더욱 모호해질 것입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폰 사례처럼 자체 소프트웨어가 없으면 플랫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