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유상범 간사와 법사위원들이 21일 오후 국회 법사위원장실을 항의 방문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검찰의 기소권과 수사권 분리를 골자로 한 검찰개혁안 처리를 위해 박광온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에게 안건조정위원회 구성을 요청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법사위 소속 민형배 의원을 탈당 처리해 무소속 몫으로 안건조정위에 배정한 것은 '꼼수'라며 항의차 박 위원장을 찾았지만 끝내 만나지 못했다.
민주당은 21일 김진표·최강욱·김용민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신청했고, 무소속 몫으로는 전날 민주당을 탈당한 민형배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도 유상범·전주혜·조수진 의원을 안건조정위원으로 신청하며 맞불을 놨다. 국회 관례상 무소속을 야당 몫으로 쳐 여야 동수로 배정하지만 국민의힘은 민 의원이 탈당해 무소속으로 투입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3명을 요청했다.
여야가 안건조정위원 명단을 모두 제출했으나 이날 오후 늦게까지 안건조정위는 구성되지 않았다. 박 위원장이 외부일정을 이유로 자리를 비웠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측은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지켜본 것"이라며 "국민의힘 의원들 전화는 받았다"고 했다.
유상범·조수진·박형수 등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오후 2시경 민주당의 민 의원 탈당과 관련해 항의차 법사위원장실을 찾았다. 하지만 박 위원장은 자리에 없었다. 이들은 1시간가량 기다리다가 발길을 돌렸다. 유 의원은 "박 위원장께 합리적인 결정을 하고 안건조정위에 국민의힘 의원 3명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말씀드리기 위해 찾아왔으나 현재까지 돌아오지 않았다"며 "일단 각자 의원실로 돌아갈 예정이다. 충분히 항의 의사표시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민 의원의 위장탈당은 허위의 의사표시로서 반사회적 행위로 무효"라며 "민주당에서 이성을 찾아 민 의원을 타 상임위로 사·보임하고 정상적인 형태로 안건조정위를 구성해 줄 것을 다시 한 번 박 위원장에게 촉구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밤 늦게 안건조정위와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처리하는 이른바 '날치기'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어 경내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조 의원은 "한밤중에 회의를 소집해 기립으로 표결하고 이런게 계속 벌어지니까 안건조정위도 3대3 동수의 원칙이 지켜질 것인지도 믿음이 없다"며 "여야 합의 없이 국회 일정이 통보되는데 저희는 의사일정과 관련해 전혀 알림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