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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한국 정부, 베트남전 '하미학살' 책임 물어야"
피해자 단체, 진실화해위에 진실규명 신청서 제출
입력 : 2022-04-25 오후 2:25:51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지난 1962년 베트남 전쟁의 '하미학살' 피해자 단체가 대한민국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 단체는 25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남산스퀘어빌딩 앞에서 이같은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원회)에 진실규명 신청서를 제출했다. 피해자들은 신청서에서 한국정부의 사과 요구와 함께 △진상규명 △피해회복을 위한 조치 △베트남전 관련 역사 기록에 하미학살 내용 추가 △평화인권교육 강화 등을 요청했다.
 
하미학살은 지난 1968년 2월24일 베트남 중부 꽝남성의 하미마을에서 벌어진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학살로 135명이 넘는 베트남 주민들이 희생된 사건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선 베트남 다낭에 거주하고 있는 하미학살의 피해자 응우옌티탄(65)이 화상통화를 통해 "피해자들이 정의를 되찾을 수 있도록 진실화해위에서 최선을 다해 도와주시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응우옌티탄은 1968년 베트남전 당시 11세였던 하미학살의 피해로 왼쪽 귀의 청력을 상실했고, 허리에 수류탄 파편이 박히는 부상을 입었다. 또 어머니와 남동생인 레티토아이(당시 46세)와 응우옌반떰(당시 8세)은 목숨을 잃게 됐다.
 
피해자 단체의 진실규명 신청 대리인으로 나선 김남주 변호사는 "당시 한국군은 주민들을 집단사살하고 희생자 대다수였던 노인·여성·아이의 시신을 사건 다음날 불도저로 훼손했다"면서 "이는 한국군의 반인권적 행위에 의한 인권유린정도가 매우 심각한 전쟁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2001년 한국민간단체의 지원으로 하미마을에 건립된 하미학살 위령비에 주민들이 '과거 우리에게 원한을 불러 일으키고 슬픔을 안긴 한국 사람들이 찾아와 사과했다'라는 문구를 새겼지만 한국측이 비문에 언급된 학살 피해 내용을 문제시 했다"며 "결국 비문은 연꽃 그림이 그려진 대리석에 봉인된 채 20년이 넘는 세월을 보내고 있고 한국사회는 학살의 진실과 함께 하미마을이 건넨 화해 메시지도 연꽃 뒤편으로 묻어버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신청 대리인인 심아정 독립연구활동가도 "지난 2019년 4월 하미학살 피해자·유가족을 포함한 베트남 중부의 피해자·유가족 103명은 청와대에 청원서를 제출했지만 국방부는 전사 잔료에 학살 피해 내용이 없다며 청원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진실화해위원회의 진상조사가 이뤄져 진실이 규명되고 정의와 인권이 바로 서는 역사를 만들 것"이라고 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베트남전쟁 문제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네트워크' 등 52개 시민단체가 함께 했다.
 
지난 1962년 베트남 전쟁의 '하미학살' 피해자 단체가 한국 정부에 공식적인 사과를 25일 요구했다. 사진은 베트남전 민간인학살 피해자 진실규명 신청 기자회견에서 하미학살 50주기 위령제 당시 세워진 위령비 비문 액자를 공개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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