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기아(000270)가 EV6를 앞세워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2세대 니로 EV, 내년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을 투입해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을 방침이다.
27일 글로벌 자동차 산업 리서치 기관 자토(JATO)에 따르면 기아는 올해 1월~2월 서유럽 시장에서 총 1만4269대의 전기차를 판매했고, 점유율 8.7%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1위 테슬라(10.0%)와는 1.3%포인트 차이에 불과하다.
기아 EV6. (사진=기아)
지난해에는 연간 총 6만3419대를 판매해 5.4%의 점유율로 6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EV6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유럽 전기차 시장의 상위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기아는 EV6와 니로 EV 인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4만315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48.9% 급증했다.
특히 서유럽 시장에서는 전기차 판매 비중이 지난해 10.6%에서 올해 1분기 16.1%로 확대됐다. 기존 전기차 대표 모델인 니로 EV에 EV6 판매까지 더해진 효과다.
기아 관계자는 "EV6를 비롯해 신형 니로 등 친환경차 판매 확대에 집중해 전기차 수익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는 이미 테슬라를 제쳤다.
현대차(005380) 아이오닉 5와 함께 2020년까지 시장 1위를 차지했던 테슬라를 3위로 밀어냈다.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오닉 5의 판매량은 2만2603대로 테슬라 모델3 8898대, 모델Y 8891대를 합친 것보다 많았다. 지난해 8월 출시된 EV6도 1만888대가 판매돼 테슬라를 앞질렀다. 올해 1분기에도 아이오닉 5 6715대, EV6 3795대로 모델3 2698대는 물론 테슬라 전체(2702대)보다 많다.
테슬라는 가격을 여러 차례 올려 이른바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을 주도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앞으로 이러한 방식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2월 6999만원에 출시된 테슬라 모델Y 롱레인지 가격은 지난달 8649만원으로 뛰었다. 출시 1년 만에 1650만원이 올랐다. 6979만원에 판매되던 모델3 롱레인지도 지난달 7429만원으로 인상됐다. 2019년 출시 당시 6239만원에서 1200만원 가까이 올랐다.
한 업계 관계자는 "수시로 가격을 인상하면 결국 피해는 소비자가 본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와 가격 운영 방식이 다른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가격을 조정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기아는 올해 2세대 니로 EV와 EV6 GT, 내년 EV9을 내놓으며 점유율 확대를 가속할 방침이다. 기아는 내년부터 EV9을 비롯해 매년 2종 이상의 전기차를 출시해 2027년까지 14개 차종의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이다. 오는 2026년까지 11개 차종을 출시하겠다는 기존 계획보다 전용 전기 픽업트럭, 신흥 시장 전략형 전기 픽업트럭, 엔트리급 전기차 3종이 추가됐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