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가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증인 답변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끝내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민주당 인사청문회특위 위원들은 한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리고 조만간 소집되는 의원총회에 이 같은 입장을 전달키로 했다. 168석의 제1당인 민주당이 한 후보자 인준에 반대할 경우 윤석열정부는 출범과 함께 국무총리 부재라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국무총리는 장관과 달리 국회 인준을 필요로 해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없다.
민주당 인사청문특위 간사인 강병원 의원은 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은 한 후보자가 총리로서 부적격임을 밝힌다"며 "이틀에 걸쳐 실시된 청문회에서 한 후보자가 대한민국의 내각을 통할하는 총리로서 결격 사유가 차고 넘치는 인사임이 증명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렵게 열린 청문회에서 확인한 것은 한 후보자가 공직, 김앤장, 총리, 김앤장을 거쳐 다시 국무총리로 재취업하려는 회전문 인사의 끝판왕이라는 점, 김앤장의 이윤 추구에 기여한 것을 공공외교 국익을 위한 행위라고 포장하는 궤변이었다"며 "수많은 국민을 아프게 한 가습기 살균제 사건 등 김앤장이 이윤 추구만을 위해 외국기업 법률 대리를 맡았던 것을 몰랐다고 하는 무책임, 자신이 제청한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 대참사를 회피하는 무책임한 총리였다"고 맹비난했다.
강 의원은 "한 후보자가 총리가 되면 회전문 인사가 당연시된다. 퇴직한 상관이 민간에서 공직 경력을 활용해 전관예우로 돈을 벌다가 다시 상관으로 공직사회로 돌아오는 것이 당연한 문화가 된다면 그 퇴직자의 은밀한 부탁을 거절할 수 있겠느냐"며 "공직 기강이 무너지고 공직 사회가 전관 로비스트의 먹잇감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인사청문회가 끝난 뒤 여론조사에서 국민 45%가 한덕수 후보자는 총리로서 부적합하다는 판정을 내렸다"며 "한 후보자의 총리 임명이 우리 사회가 전관예우, 이해충돌, 로비스트를 방지하고 공직사회 기강을 확립하는 데 큰 장애가 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국민 여론을 부적격 사유로 제시했다.
강 의원은 기자회견 뒤 기자들과 만나 앞으로의 절차에 대해 "당에서 조만간 의총을 소집할 것"이라며 "인사청문특위 위원들의 부적격 의견과 함께 다른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자유의견으로 가거나 당론을 정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 관련해서는 "오늘 아침 성일종 국민의힘 간사와 이에 대해 논의했다"며 "성 간사는 적격 의견으로 채택하자고 했고, 저희는 부적격으로 채택하자는 의견을 냈다. 서로 의견이 너무 상반돼 논의를 진전시키지 못했다"고 했다. 심사경과보고서 채택과 상관 없이 한 후보자가 총리로 임명되기 위해서는 국회 본회의 인준 표결에서 과반 이상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