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역대 최장수 장관' 기록을 세우고 자리에서 물러났다. 재임 기간 유치원 3법과 고교 무상교육 등을 도입한 성과를 냈지만 대입 공정성 문제가 불거지고 사교육비가 증가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유은혜 부총리 겸 장관은 9일 오후 세종청사에서 재임 기간 마지막 일정인 이임식을 마치고 퇴임했다.유 부총리는 2018년 10월 2일에 취임해 지난 2월 24일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 기록을 세웠다. 이전 최장수 장관은 1241일간 재임했던 이규호 전 문교부 장관이다. 이 전 장관보다 74일 더 재직했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이임식에서 고교 무상교육·대학 등록금 동결·어린이집 누리과정 국고 지원 등을 성과로 꼽았다. 그는 "지난 수년간 추진한 제도로 학교 현장과 대학 현장은 이미 변화하고 있다"며 "차기 정부와 첫 번째 국가교육위원회가 대한민국의 미래교육 변화를 이어가고, 더욱 발전시켜 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유 부총리는 재임하면서 유치원 3법 도입 등을 통해 사립유치원 공공성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치원 3법은 유치원이 정부 지원금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마련된 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을 개정안을 말한다.
고교 무상교육도 당초 목표보다 1년 앞당겨 지난해 도입했다. 고교 무상교육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추진했지만 예산 확보가 어려워 포기했던 정책이기도 하다. 유 부총리는 고등학교 교육까지 기본권으로 인정해야 한다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다른 국가처럼 고교 무상교육을 빠르게 안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이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밖에 대학 입학금을 폐지하는 성과도 냈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발표한 '2022년 4월 대학정보공시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공립대학(39개교)은 2018학년도에 입학금을 전면 폐지했고, 사립대학(155개교) 중 58.4%(90개교)는 2022학년도부터 입학금을 폐지했다. 교육부는 2023년까지 모든 대학의 입학금을 없앤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대응 정책에 대해선 잘했다는 평가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엇갈린다. 유 부총리는 2019년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며 임기 3년 7개월여 중 2년 이상을 감염 대응에 힘을 쏟아야 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온라인 개학을 하거나, 개학이 연기되기도 했다.
아울러 이른바 '조국 사태' 등이 터지며 '대입 불공정' 문제가 불거진 건 아쉬운 대목이다. 교육부는 그간 추진해온 수시 확대 기조에서 물러나 정시를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유 부총리는 이에 대해 이날 "입시 부정 의혹이 해소되려면 조사 혹은 수사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수사 권한이 없는 교육부의 감사는 항상 한계가 따랐다"며 별도의 수사 총괄 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임 기간 사교육비가 크게 증가했다는 점도 비판 대상이다. 2010~2015년 지속 감소하던 사교육비 총액은 코로나19 1년 차인 2020년을 제외하고는 줄곧 증가해 2021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대표 정책이었던 2025년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 전면 폐지와 고교학점제 도입은 정권 교체로 살아남을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한편 교육부는 유 부총리 퇴임 후 당분간 차관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이날 차관으로 장상윤 국무조정실 사회조정실장을 내정했다. 장 내정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해 국무조정실에서 기획총괄정책관, 사회조정실장 등을 역임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