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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비싼 희생 치렀지만…민주당, 암울한 서울 전선
송영길, 견제론으로 '지지층 결집' 도모…서울 민심 응할까 '회의적'
입력 : 2022-05-10 오후 6:20:52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투자출연기관노동조합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지난해 4·7 재보궐선거 참패 악몽에 다시 시달리고 있다. 우여곡절 끝에 송영길 전 대표로 서울시장 후보가 확정됐지만, 경쟁자인 오세훈 현 시장(국민의힘)과의 지지율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조바심도 커졌다. 
 
이에 송 후보는 윤석열정부와 국민의힘을 적극 비판하면서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다. 맹점도 있다. 지난 대선에서 서울은 이재명 후보가 아닌 윤석열 후보에게 보다 많은 지지를 보냈다. 잇단 내로남불과 집값 폭등에 대한 심판적 성격이 강했다. 새정부 출범 한 달도 안 돼 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견제론보다 힘을 실어주자는 응원 심리가 더할 수도 있다. 역대 사례를 봐도 대선과 다음 선거 기간이 당겨질수록 집권여당이 선전했다. 결국, 현 판세로는 진영대결에라도 의존해야 한다는 게 송 후보의 판단으로 읽힌다. 
 
송 후보는 지난달 29일 당내 진통 끝에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됐다. 송 후보는 20대 대선에서 당대표로 선거를 진두지휘했지만 국민의힘에 승리를 넘겨줬다. 직후 대선 패배 책임을 지고 당대표 직에서 물러났다. 한 달도 안 돼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명분 부재에 대한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대선 패배의 책임, 인천에서 서울로의 이동, 총선 불출마 대신 지방선거 출마 등이 송 후보를 괴롭혔다. 하지만 송 후보가 지적했던 대로 민주당은 인물난에 처했고, 돌고 돌아 송 후보에게 공천장이 수여됐다. 
 
험난했던 과정은 서울시장 선거의 패색만 짙게 했다. 송 후보를 인천과 더 결부짓게 만들었고 승산도 없는 후보로 비화시켰다. 9일 발표된 MBC·코리아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오세훈 49.8% 대 송영길 28.4%로, 무려 20%포인트가 넘는 격차가 났다. 같은 날 발표된 JTBC·글로벌리서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송 후보는 30.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반면 오 후보는 51.5%를 기록하며 승기를 굳혔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송 후보 측 관계자는 10일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확정되는 5주 간의 시간 동안 상처들이 있었다"며 "그런 것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는 등의 시간을 가지면서 지지율 회복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오세훈 후보는 윤 대통령에게 소신발언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윤심에 기댄 오 후보와 민심을 가지고 구도를 짜는 중”이라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10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투자출연기관노동조합에서 열린 정책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송 후보는 앞서 지난 7일 캠프 개소식에서 “국민들을 통합시키고 윤석열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도 국무회의에 유일하게 출석해서 발언권을 갖는 서울시장에, 제대로 대통령에게 1000만 시민의 목소리와 5000만 국민의 바른 민심을 전할 사람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며 견제론을 내세웠다. 
 
송 후보는 윤 대통령 취임식 이후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벌써부터 걱정이 된다”며 “당선 인사 현수막처럼 하나된 대한민국을 이끌어주길 바랐지만 그 기대는 철저히 짓밟혔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이날 취임사에서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나라로 재건하고”라고 말한 부분을 인용하며 “나라를 재건하겠다니, 대한민국이 망했는가. 전쟁으로 폐허가 됐는가. 국가 재건이라는 표현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 처음”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후보와도 날선 공방을 이어갔다. 오 후보가 전날 송 후보를 지목해 “인천에서 실패한 시장”이라고 공격하자, 송 후보는 오 후보에게 “도망간 시장”이라고 반격에 나섰다. 그는 “당시 심각했던 인천시 부채의 원인은 현재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안상수 전 인천시장의 분식회계와 무분별한 사업 때문”이라며 “그 어려운 재정상황 속에서도 알뜰살뜰하게 재정을 운용해 성공적으로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고 인천도시철도 2호선 공사를 잘 진행했다”고 맞섰다. 이어 “오 후보가 시장직을 그만뒀을 때 서울을 제치고 유엔녹색기후기금사무국(GCF)을 유치하는 등 실제 성과로 말해왔다”고 반박했다. 
 
김두수 시대정신연구소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 판세에 대해 “오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며 “대선 때도 서울은 국민의힘을 지지했고, 보궐선거가 치뤄진 지 1년 밖에 안 됐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그는 “송 후보는 윤 대통령에 대한 견제를 전략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서울시장 선거까지 연결이 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도 했다. 여전히 서울 민심은 국민의힘에 기울어져 있다는 판단이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
 
장윤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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