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삼성전자(005930)·테슬라·NXP·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집결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독일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미국 오스틴 공장 확장에 나선다. 블룸버그통신은 12일(현지시간) NXP가 공장 확충을 위해 26억달러(약 3조3250억원) 투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NXP는 오스틴에 차량용 반도체 시설을 두고 있는데 지속되고 있는 반도체 수급 불균형에 따라 공장 확장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오스틴에는 NXP 이외에도
삼성전자(005930), 테슬라, 애플,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들의 기지가 있다.
삼성전자는 오스틴에 제1 파운드리 공장을 두고 있고, 테슬라는 최근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있는 본사를 오스틴으로 이주한다고 밝혔다. 애플도 7000여 명이 근무할 수 있는 캠퍼스를 오스틴에 짓고 있다. 세계 최대 데이터베이스 기업 오라클도 일찌감치 캘리포니아 레드우드 시티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본사 이전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오스틴 사업장에서 불과 25km 떨어진 테일러시에 제2 파운드리 공장을 짓는다. 이곳에서는 5G, 고성능 컴퓨닝(HPC), 인공지능(AI) 등 첨단 시스템 반도체가 생산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착공해 2024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 (사진=삼성전자)
반도체 기업과 전기차 업체들이 오스틴에 모이는 건 낮은 세율과 사업 친화 환경, 풍부한 노동 인구 등이 뒷받침되기 때문이다. 이중 특히 낮은 세율이 기업들의 발걸음을 오스틴으로 돌린 최대 매력 포인트란 분석이다.
삼성전자가 제2 파운드리 공장 부지를 테일러시로 확정하기 이전, 미국 주지사들은 삼성전자를 유치하기 위해 인센티브 접점을 벌이기도 했다. 삼성이 낙점한 테일러시는 향후 삼성전자에 20년간 재산세를 최대 90% 감면하는 조건을 내민 것으로 알려졌다.
풍부한 노동 인구가 뒷받침되는 것도 이들 기업들이 현지에 시설투자 확장에 영향이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캘리포니아에서 오스틴과 테일러시가 있는 텍사스로 이주한 인구는 약 70만 명에 달한다. 노동력이 풍부하기 때문에 기업의 고용이 용이해 기업들도 확장에 부담이 적은 셈이다.
반면, 우리 정부는 미국과 달리 반도체 기업들에게 세제 혜택이 파격적이라고는 볼 수 없다.
정부는 지난해 K-반도체 벨트 발표 당시 반도체 연구개발(R&D)에 최대 40~50%를, 시설투자에는 최대 10~20%를 공제해 준다고 했다. 해당 세제 감면 혜택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오는 2024년까지 적용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020년 9월 평택캠퍼스 내 세 번째 반도체 생산라인(P3) 착공에 들어가 올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두고 있지만 정부의 K-반도체 벨트 내용에 포함된 세제 혜택을 받을지는 불투명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얘기해 줄 수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더군다나 당장 오는 7월부터 시행되는 국가첨단전략산업 경쟁력 강화 및 육성에 관한 특별조치법(반도체 특별법)이 시행되지만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000660) 등 대기업들이 받는 세제 혜택은 10% 수준에 그친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71조원을 투자하는데 반도체 특별법에 의거하면 17조원에 그치는 수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가 같은 금액을 미국에 투자한다면 미국 하원에 계류 중인 반도체생산촉진법에 따라 시설투자에서만 68조원의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반도체촉진법은 미 하원에서 계류중이여서 우리 정부의 세제 혜택과 비교가 어렵다”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