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코로나19 방역수칙 완화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심야 시간대를 중심으로 택시, 대리운전 등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중 기사 수가 크게 줄어든 탓에 매일 밤 주요 번화가는 귀가 전쟁을 치르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 택시·대리운전 사업자들에게 인력 확보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16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지난달 4일부터 24일까지 3주간 전국 택시 호출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7% 급증했다. 지난달 4일부터 17일까지는 사적 모임 인원이 10명까지 확대되며 2주간 마지막 거리두기가 시행됐고, 18일부터는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됐다. 택시 호출 지역을 서울로 좁혀보면 호출 건수 증가율은 210%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상의 엔데믹 돌입으로 택시 수요가 코로나19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공급은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하기에 역부족이다. 같은 기간 택시 수요가 가장 많은 심야피크(22시~익일 2시) 시간 대 전국 카카오T 출근 기사 수는 팬대믹 초기인 2020년 동기 대비 개인택시 기사가 5.9%, 법인택시 기사가 12.1% 감소했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출근피크(7~10시)와 퇴근·야간(18~22시) 시간에도 각각 7%, 1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대리운전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시기에는 콜 수가 급격히 감소, 대리운전 기사들이 정부의 지원금을 받을 만큼 생계가 어려웠다"며 "택시 업계와 마찬가지로 이 시기 배달앱 등으로 이탈한 기사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역에 따라서는 기존 인력풀 대비 50%가량 줄어든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콜도 회복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기사 수도 점차 늘겠지만 속도가 어떨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대리운전은 일부 전화콜 업체들이 승차난 해소를 명목으로 콜 할당량을 강제하는 '숙제'를 부활시키고 있어 업계를 완전히 이탈하는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된 이후 매일 밤 주요 번화가에서는 귀가 전쟁이 펼쳐진다. (사진=연합뉴스)
수급 불균형에 따른 배차난을 해소하고자 주요 플랫폼 사업자들은 기사 확보에 골몰하고 있다. 기사들을 대상으로 직접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하는가 하면, 운행환경 개선 등으로 업무 만족도를 높이며 인력 유치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말 현금 프로모션을 진행했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최근에는 기사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출근과 운행을 독려하며 공급량 유지에 공을 들이고 있다. 동시에 인공지능(AI) 요금제 등을 통해 수급을 최적화하고 이용자들에게 호출 피크 시간대를 안내해 이동 수요가 분산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영업시간 제한이 있던 시기보다 연결 품질이 개선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전언이다.
대형택시를 앞세워 다시금 적극적인 시장 침투를 진행 중인 타다는 기사들의 '바이럴'에 기대고 있다. 졸음방지 키트 무상 지급, 우수 운행자에 대한 무제한 식권 제공 등의 복지 혜택을 강화해 운행 환경을 개선하고, 이에 대한 긍정적 피드백을 동료 기사들에게 확신시킴으로써 기사풀을 늘려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급 세단을 이용해 프리미엄 차량 호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레인포컴퍼니는 시니어 일자리를 지원하는 '서울시 50플러스재단'이나 퇴직 경찰관 모임 등을 공략하고도 있다. 단순 드라이버가 아닌 '양질'의 검증된 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