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이스타항공이 신청한 국제 항공운송사업 운항증명(AOC) 재발급이 당초 업계에서 예측했던 것보다 늦어짐에도 불구하고, 신규 배분 받은 청주~마닐라 노선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해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국토교통부가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재개된 운수권 배분에서 청주~마닐라(여객) 노선을 취득했다. 이스타항공이 취항하지 않았던 신규 노선이지만 회사는 해당 노선에 항공기를 띄우지 못하고 있다. 항공기를 띄우려면 AOC 면허가 필요한데 AOC 발급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지난 4월 국토부로부터 배분받은 청주~마닐라 노선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한다.
국토부 관계자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해당 노선에 대한 사용률이 떨어지면 회수하게 돼 있다”며 “사용률은 연간 주 20회 미만이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수요 회복이 불확실해 올해 미회분은 회수를 안 한다. 하지만 2023년 해당 노선 사용률을 충족 못할 시 그때는 기득권이 박탈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의 AOC 재발급이 내년까지 미뤄진다면, 청주~마닐라 노선에 대한 기득권 유지 기간 또한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비상탈출 훈련을 받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들이 슬라이드를 통해 뛰어내리고 있다. 사진은 해당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사진=아시아나항공)
앞서 지난해 12월 이스타항공은 국토부에 AOC 재발급을 위한 관련 서류를 신청, 현재 현장검사를 진행 중이다. AOC는 항공운송사업 면허를 받은 항공사가 항공기 안전운항을 위해 필요한 전문인력과 시설, 장비 및 운항·정비지원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갖췄는지를 확인하는 일종의 안전면허다. AOC를 발급받아야 하늘길에 항공기를 띄울 수 있다.
AOC 발급 절차는 신청 접수와 예비 평가-서류검사-현장검사-발급 순으로 진행되며, 검사 내용은 85개 분야 3000여개의 검사 항목이 있다. 이스타항공은 서류검사를 통과해 현재 현장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 현장검사 항목 중 하나인 항공기 비상탈출 슬라이드 착지 전개 등에서 미통과했다. 비상탈출 슬라이드가 규정된 시간 내 지면에 닿아야 하는데 그 시간을 넘긴 것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현장검사 단계 중 하나인 비상탈출 시험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었다”며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다시 시험을 진행하려고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당초 업계에선 AOC 재발급 소요 기간이 통상 3~4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스타항공의 재발급 시기도 올해 4월로 점쳐졌다. 하지만 비상탈출 슬라이드 전개 이외에도 국토부가 이스타항공에게 보완 요청한 부분이 여러 개여서 재발급 시기는 더 미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비상탈출 슬라이드 전개 테스트의 경우 항공사들이 현장검사 전에 미리 펴보기는 어렵다”라며 “펼친 걸 다시 접는데 만, 수 천만 원의 비용이 들고 또 접는 기술을 가진 업체도 국내에 몇 개 없는 걸로 안다”라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