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 햇수로 3년간 세계를 휩쓸었던 코로나19가 이제 엔데믹을 향해 가고 있다. 국내 확진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학교 현장도 정상 등교를 시작하고 수학여행을 재개하는 등 일상을 회복 중이다. 하지만 코로나 장기화는 후유증을 남겼다. 원격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화했고 외부 활동 제한으로 비만율도 높아졌다. 사회적 교류가 줄면서 우울함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많다. 코로나19로 스마트폰이나 전자기기 이용이 더욱 많아지면서 사이버 폭력도 증가해 '포스트 코로나' 학사 운영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편집자주).
코로나19로 약 2년간 원격 수업이 이어지면서 학생들의 학력 저하 문제가 과제로 떠올랐다. 공교육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사교육비 지출 또한 치솟고 있어 해결책이 시급해 보인다.
교육부가 지난해 6월 발표한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를 보면 교과별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9년에 비해 최대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평가는 매년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의 약 3%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국어, 영어, 수학 등 학력 수준을 절대평가로 파악한다. 성취 수준은 1수준(기초학력 미달), 2수준(기초), 3수준(보통), 4수준(우수)으로 나뉜다.
기초학력 미달 증가폭이 가장 큰 과목은 영어였다. 고2는 미달 비율이 2019년 3.6%에서 2020년 8.6%로 증가했으며 중3 역시 3.3%에서 7.1%로 2배 이상 늘었다.
기초학력 미달 비율이 가장 높은 과목은 고2 수학으로 2019년 9%에서 4.5%포인트 늘어나 13.5%를 기록했다. 7명 가운데 1명이 기초학력 미달인 것이다.
(그래픽=구선정 디자이너)
학생들의 학력 저하는 수년 전부터 문제가 됐지만 코로나19를 만나 더욱 심화했다. 대면보다는 비대면 수업에서 학생들의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의 계층이 낮을수록 자녀 교육에 신경 쓸 여력이 없어 학력 저하가 더욱 심각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수업 공백으로 학생들의 학력이 떨어지자 사교육 수요는 높아졌다. 원격 수업으로 공교육이 한계에 부딪히자 사교육을 통해 부족한 점을 메우려고 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사교육비 지출 총액은 23조4000억원으로 전년도보다 21% 증가했다. 금액은 물론 증가율 또한 사상 최고치였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6만7000원으로 전년 대비 21.5% 증가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감소했던 2020년 30만2000원보다 6만5000원 늘었고, 2019년 32만1000원보다도 높았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까지 포함한 평균치다. 사교육을 받은 학생만 기준으로 하면 월평균 사교육비가 48만5000원으로 더욱 높아진다.
교과별로 보면 국어, 영어, 수학 등 주요과목보다 사회, 과학 과목 사교육비 증가율이 더 높았다. 공교육 공백으로 학습 결손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그동안 하지 않던 사회, 과학 과목 사교육까지 시작한 학생이 늘어난 것이다.
아울러 사는 곳과 소득 수준에 따른 사교육비 격차도 더욱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학력 저하와 이에 따른 사교육비 증가를 해결할 종합적인 방안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사교육비 증가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돌봄, 학습, 대입에 대한 불안감 증폭이 원인"이라며 "교육부는 '등교를 통한 대면수업 정상화' 외에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wldud9142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