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미국과 유럽연합(EU)이 공동성명을 통해 반도체 보조금 경쟁 방지를 약속하면서 향후
삼성전자(005930),
SK하이닉스(000660)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해외 투자시설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프랑스 파리에서는 미국과 EU 간 국제무역 및 첨단부문 협력 강화를 위해 출범된 무역기술위원회(Trade and Technology Council, 이하 TTC) 2차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에서 양측은 반도체 공급망 안보 강화와 신기술 표준 마련 등에 대해 합의했다.
특히 불필요한 반도체 보조금 경쟁을 피하기 위해 반도체산업 보조금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보조금을 적정한 수준에서 지급키로 서로 협의했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공장 전경.(사진=삼성전자)
해외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짓는 반도체 기업에게 이같은 협의 사항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의 결과로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제2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한 이후, 공장 후보지로 떠올랐던 오스틴, 테일러시 등에서 잇따른 보조금 경쟁이 있었다. 이는 보조금이 투자를 하는 기업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방증하는 셈이다.
그런데 미국과 EU의 이번 반도체 보조금 경쟁 방지를 약속하며 반도체 기업들에게는 '보조금'이라는 하나의 메리트가 기존 보다 떨어지게 되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조금 이외 투자할 부지에 공급될 용수나 인력 확보, 특히 제조업의 경우 운송비 등 다각적으로 본다"라며 "이번 협약이 보조금 자체를 없애는 건 아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미국과 EU의 반도체 보조금 경쟁 금지 약속이 이행된 배경엔 반도체가 전략물자로서 중요성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EU는 한국과 대만 등 아시아로 치우쳐져있는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삼성전자나
현대차(005380) 등 반도체와 자동차완성업체들의 공장을 자국에 유치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차(005380)도 2025년까지 로보틱스 등에 50억달러(역 6조3000억원) 규모를 미국에 투자키로 했다.
TTC의 3차 회의는 오는 12월 미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