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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 모델 다양화 했는데…예대금리 공시는?
나신평 등 신용평가사 점수 기준 공시 이뤄질듯
입력 : 2022-05-31 오전 8: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은행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간 차이) 공시제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신용평가 모형(CSS)을 자체적으로 개발한 은행이 많아졌는데, 신용평가사가 제공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평균 금리를 공개하는 것으로는 금융소비자 입장에서 가격 인하 효과를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 시중은행 및 인터넷전문은행은 지난주 회의를 열고 개인신용평점 기준으로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가 매월 각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신용대출 등의 대출금리와 예적금 금리를 공시하고 있다. 해당 공시는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용평가사가 산정한 신용평점(0~1000점)을 적용해 5개 구간으로 나눠 실제 취급한 대출의 구간별 평균 금리다.
 
새 공시시스템에서는 개인신용평점을 50점씩 20개 세부 구간으로 나눠 구간별 평균 대출금리와 예대금리차를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평가제도를 신용등급제에서 신용점수제로 변경하면서 은행들도 평가 기준을 바꾸었지만, 은행연합회 공시 기준에 맞춰 5개 구간으로 압축하다보니 실질 금리를 파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가 본인의 신용점수로 어느 정도 금리를 받는지 은행별로 비교할 수 있고, 각 은행이 예대금리차를 통해 어느 정도 이익을 거두는지도 파악이 가능하다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나이스신용평가와 KCB 등 신용평가사에서 넘겨받은 신용점수 기반으로 책정한 평균 대출금리가 대출 차주별 받을 수 있는 실질 금리를 정확히 보여주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은행들이 대출을 내줄 때 신평사의 신용점수 이외에 자체 개발한 CSS를 사용하는데, 최근 은행권은 CSS 고도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다. 한 은행 관계자는 "신평사의 개인 신용점수는 대출은행의 단순 참고자료 일뿐 각 은행이 활용하는 비금융데이터를 반영한 개인의 최종 대출금리 또는 예대금리차를 확인하려면 결과적으로 은행에 문의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은행 등 금융사들은 씬파일러(Thin Filer)를 대상으로 중금리대출을 늘리라는 금융당국의 주문에 자체 CSS를 고도화 해왔다. 씬파일러란 사회초년생이나 주부처럼 금융거래가 거의 없는 금융 고객을 말한다. 이들은 신용거래정보가 없기 때문에 1금융권 대출에서 제약을 받고, 저금리로 대출을 받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씬파일러 고객의 경우 신용평가사로부터 낮은 신용점수를 받을 수 밖에 없는데, 은행들의 자체 신용평가에 휴대폰 요금 등의 통신요금, 국민연금, 도시가스, 수도요금 실적 등 비금융정보를 제공해 대출 혜택을 받아왔다. 예컨대 케이뱅크는 통신·쇼핑 데이터 등을 활용하고 토스뱅크는 개인사업자의 비금융정보를 대출 심사에 반영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금리 상승에도 대출 수요가 꺾이지 않는데 비교공시제도가 갖는 가격 인하 효과의 한계는 뚜렷하다"며 "은행업 진입 규제를 풀거나 중금리 대출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시장지배력을 낮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 대출상품 광고 앞으로 시민이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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