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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부정은 긍정?
입력 : 2022-05-30 오후 3:47:47
대한항공 승무원과 직원이 자사 보잉787-9 앞으로 걸어나오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해외기업결합 승인을 득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합병(M&A)하는 대한항공이 지난 23일 내놓은 입장입니다.
 
대한항공은 이같은 입장과 함께 인수 절차 과정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또 기업결합 승인을 받기 위해 100여 명으로 꾸려진 전담 조직을 마련하고, 관련 자문비로만 올해 3월까지 350억원을 들였다고도 했습니다. 세기의 빅딜은 마침표가 찍힐 때까지 진행 과정을 공개하는 것은 드문 일입니다. 때문에 대한항공이 이번 인수 진행 과정을 공개한 것은 굉장히 이례적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입모아 말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곳은 미국, 유럽연합(EU), 일본, 중국, 영국, 호주 등 6개국입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기업결합을 독점 노선의 운수권 반납을 조건으로 합병을 승인했습니다. 
 
6개국에서 미국 법무부는 최근 양사 기업결합 심사 과정에서 심의 수준을 ‘간편’에서 ‘심화’로 조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빅딜’ 무산설이 나오게 된 것이지요. 대한항공이 인수합병 진행 과정에 대해 직접 설명에 나선 것도, 이같은 미 법무부의 조치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미 법무부가 심화로 조정한 건 양사 합병 시 경쟁이 제한될 우려가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대한항공이 인수 절차 진행 과정 설명에 나선 배경 중 또 하나는, 미국의 불승인이 심사를 진행 중인 다른 국가에게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는 일부 시각도 존재합니다. 일각에선 미 법무부가 두 회사의 합병에 까다로운 승인 조건을 내걸 가능성도 크다고 점치고 있습니다.
 
대한항공 측은 “최근 글로벌 인수합병(M&A)에 대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라는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당사는 조금 더디지만 여전히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각국 경쟁당국의 요청에 적극 협조, 승인을 이끌어내는 한편 굳건히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도 지난 3일 제24차 관광산업위원회가 끝난 뒤 취재진과의 자리에서 “6개국 심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총력을 기울인다’ 표현은 정 안 되겠다 싶을 때 있는 힘껏 애를 쓸 때를 말합니다. 또 대한항공이 직접 밝힌 것처럼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면 굳이(?) 구구절절 기업결합 진행 과정을 설명할 필요가 있었을까요?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오세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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