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검찰 금융수사의 모태는 2003년 서울중앙지검 형사9부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형사9부는 1997년 IMF 이후 연달아 터진 각종 금융비리 사건을 대응하기 위해 2001년 6월 신설된 부서였다. 새롬기술 대표 사기적 부정거래사건 등 금융사건 관련 거물들을 줄줄이 기소하며 형사9부는 그야말로 검찰 내 ‘드림팀’으로 부상했다.
당시 생소했던 금융수사를 이어가고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잇따라 해결하면서 형사9부는 부실 벤처기업들의 ‘저승사자’로 불렸다. 이후 2003년 'SK그룹 분식회계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9부는 ‘금융조사부’로 정식 탈바꿈했다. 이석환 당시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가 SK 최태원 회장을 직접 조사했다. 금융조사부는 이후 2007년 금융조세조사 1·2부로, 2009년 금융조세조사 1·2·3부로 확대 개편됐다. 2010년 들어 서울남부지검 형사5부는 '금융·증권·조세 전담부'로 재편됐다.
2013년 박근혜 정부 들어 주가조작 등 불공정거래 근절 종합대책 일환으로 증권범죄합수단이 신설되며 서울중앙지검에 첫 현판을 달았다. 이듬해 2014년 2월 합수단은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전했다. 2015년 서울중앙지검 산하에 있던 금융조세조사1·2부까지 이관되면서 서울남부지검은 금융·증권범죄 중점청으로 거듭났다.
그러다 2020년 추미애 전 장관 시절 검찰개혁 일환으로 폐지됐다가 지난해 9월 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이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협력단)’으로 재출범했다. 합수단이 검찰의 직접 수사를 전제로 한 금융·증권범죄 전담 수사 조직이라면, 협력단은 말 그대로 검찰과 금융당국 등 각 기관이 협업하는데 방점을 둔 조직이었다. 당시 수사권 조정에 따른 새로운 수사협업 모델로, 수사 주도권을 쥐고 있던 합수단과는 다른 형태로 구성됐다.
그로부터 2년 4개월여 만인 지난 17일 윤석열 정부의 첫 법무부 장관인 한동훈 신임 장관이 취임하면서 합수단이 다시 부활했다.
서울남부지검 '금융범죄중점검찰청' 현판. 사진/뉴스토마토
박효선 기자 twinseve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