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급격한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중국의 상하이 봉쇄 등 대내외 악재로 국내 증시 부진이 어이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출범한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국내 증시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우리정부도 IPEF 대응팀을 출범, 경제·기술동맹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회담과 IPEF가 국내증시에 긍적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으로 반도체와 전기차(배터리) 등을 꼽았다. 다만, 수혜가 중장기적으로 이뤄지는 만큼 즉각적인 증시 반등을 위해선 향후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등 환율 안정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국내증시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가 국내 증시 재기의 발판이 될 수 있을지 투자자드르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3일 외교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정부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대응팀을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경제안보 동맹의 후속조치로 무역, 공급망, 청정에너지·탈탄소, 조세·반부패 등 각 분야에서 한국의 전략을 수립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선 한미정상회담과 함께 발표된 IPEF의 출범이 국내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미정상회담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 31일까지 코스피와 코스닥도 각각 3.61%, 3.42% 상승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IPEF 참여를 공식적으로 확인했다. IPEF는 미국이 주도하는 다자 경제협력체다. 기존의 무역협정과 달리 디지털·공급망·청정에너지 등에 공동 대응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IPEF는 우리나라와 미국 양국이 추진 중인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첨단기술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IPEF가 공급망·청정에너지 등을 주요 의제로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의 IPEF 참여국 진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IPEF는 현재 한국·미국·일본을 비롯한 14개국이 참여하고 있으며, 참여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의 40%를 차지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경제계에 집중됐던 만큼. 정상회담에서 노출됐던 산업들의 투자 확대 등의 수혜도 예상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첫날부터
삼성전자(005930) 평택 반도체 공장을 찾았으며, 둘째 날에는 경제계 인사들을 만났다. 또 마지막 날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에게서 50억달러 추가 투자를 받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자동차를 비롯해 한국 주요 산업에 관심이 컸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회담 기간 중 언급됐던 사항들을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재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외환시장의 긴밀한 협력을 약속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김대준 연구원은 “외환시장의 긴밀한 협력 약속은 한미 양국 중앙은행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며 “환율 급등세가 일정 부분 진정된다면 그동안 위축된 흐름을 보이던 한국 증시도 조금씩 회복되는 궤적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양국 간의 통화스와프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환율 안정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만약 통화스와프가 이뤄질 경우 시장 안정에 좋은 효과를 줄 수 있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0년 코로나19 쇼크 당시 미국과 기간과 규모를 정한 통화 스와프를 체결했는데 그 효과는 아주 즉각적이었다”며 “통화스와프 체결이 원화 안정 자체를 담보할 수는 없겠지만, 증시 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신호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조언했다.
다만, 국내 증시에 이어지는 수혜는 즉각적으로 이뤄지기보단, 중장기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한미정상회담의 발표 내용들은 관련 섹터에 중장기 긍정적 기대를 유지하게 할 수 있다”면서도 “주식시장에서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