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지방정치에 새 바람을 넣어줄 2030세대 젊은 정치인들의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도전이 기대만큼의 결실을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서울시의회와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101명의 서울시의회 지역구 당선인 가운데 2030세대는 12명으로 11.8%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번 서울시의회 지역구 선거에 각 정당에서 총 25명을 공천해 젊은 정치인들의 선전이 기대됐으나 반타작에도 못 미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에 모두 10명의 2030세대를 공천했지만 임규호·박수빈 후보 등 2명만 당선됐다. 국민의힘은 12명을 공천해 관악·광진을 제외한 10곳에서 2030 신진들이 당선증을 거머쥐었다. 정지웅·김규남·이은림·문성호·채수지·김경훈·곽향기·이희원·김동욱·김혜지 당선인 등이다. 진보당에서도 후보 2명을 출마시켰고, 무소속 후보 1명도 도전장을 냈지만 모두 낙선했다.
전체적으로 볼 때 2030 후보들이 성공적 약진을 보였다고는 할 수 없으나 국민의힘의 선전은 대선 이후 국정 내지 시정 안정을 요구하는 표심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한 부분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미아사거리역 앞에서 박수빈 당시 후보가 유세 도중 유권자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박용준 기자)
2030세대가 차지한 서울시의원 비율 11.8%는 서울 전체 인구 중 2030세대가 차지하는 비율 30.1%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다. 더욱이 청년세대들의 일자리와 주거 문제·저출산·낮은 혼인율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으나 정치권엔 여전히 5060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다. 그나마 비례 시의원 11명 가운데 국민의힘과 민주당이 각각 2명씩 당선됐으나 이들까지 합쳐도 16명, 14.2%에 그친다.
2030후보들이 고전한 주요원인으로는 2030세대 후보들의 경우 경쟁자로 맞붙은 50~60대 후보들 보다 정치 경력이 짧다는 점이 우선 꼽힌다. 또 지역정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높은 강도로 이어지는 선거전에서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난관에 부딪히거나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선거에서 서울시의원 강북4선거구에 나서 40세나 많은 상대방 후보와 붙어 신승한 더불어민주당 박수빈(34) 당선인은 “꼭 청년이 아니어도 정치 신인들은 지역 기반이 약하면 충격이 있을 때 버티기 쉽지 않다”며 “우리의 탓이 아닌 것들로 인해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도전한 과정들에서 새로 기반을 쌓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역구와 비례를 합쳐, 이번 서울시의원 당선인 중에서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올 인물로 20대 시의원 5인방이 눈에 띈다. 현 시의회에서는 20대 시의원이 1명에 불과했다.
1994년생인 김규남(27·국·송파1) 당선인은 고려대 경제정책학과 석사과정 중이며 대통령직 인수위 코로나특위 연구위원, 서울시 일자리위 실무위원을 지냈다. 정지웅(29·국·서대문1) 당선인은 연세대 정경대학 학생회장 출신이며, 임규호(29·민·중랑2) 당선인은 서영교 의원 비서관 출신이다.
비례 시의원 가운데서는 시당 대학생위원장과 성북구청장 정책비서를 지낸 이소라(27·민) 당선인과 광진청년크루 대표로 당 전국청년위 인재육성분과위원장을 역임한 박강산(27·민) 당선인이 있다.
서울지역 구의원 가운데에서는 인헌고 사상주입사건 대변인을 맡았던 최인호(20·국) 관악구의원 당선인과 이재명 대선캠프 전략본부 최연소 팀원이었던 이예찬(22·민) 영등포구의원 당선인이 2000년대생으로 눈길을 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