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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친문' 대 '친명' 전쟁은 시작됐다…1차전은 조기 전대·비대위 성격
전당대회 개최 시기, 비대위 성격 따라 '이재명 책임론' 강도 달라져
입력 : 2022-06-06 오후 1:41:43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민주당이 6·1 지방선거 참패 후유증으로 친문(문재인)과 친명(이재명) 간 극심한 내홍에 시달리고 있다. 전당대회 개최 시기, 비상대책위원회 성격에 따라 '이재명 책임론'의 강도가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이를 둘러싼 계파 간 기싸움도 치열해졌다. 차기 당대표는 22대 총선 공천권을 쥐게 돼, 생존 여부가 달린 의원들도 하나둘 전쟁에 가세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6일 비공개로 원외 지역위원장 및 시도당 위원장 연석회의를 차례로 열고 새 비대위 구성과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논의했다. 당내 의견 수렴을 마치는 대로 의원총회를 열고 비대위 구성을 추인받겠다는 계획이다. 비대위원장으로는 문희상·정세균 전 국회의장과 함께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이상민·유인태 전·현직 의원 등 원로급이 주로 거론되고 있다. 비대위원은 초선·재선 등 선수별로 한 명씩 추천해 구성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민주당은 앞서 지난 3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혁신형 비대위'를 꾸리기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를 시작으로 20대 대선, 6·1지방선거까지 연이어 패한 원인을 분석하고 당 쇄신안을 논의할 기구다. 비대위가 혁신형으로 꾸려지게 되면서 조기 전당대회 개최는 물리적으로 어렵게 됐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조기 전당대회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당헌당규상 정해진 대로 하는 게 적절하다는 데 공감대를 이뤘다"고 말했다. 예정대로 진행할 경우 전당대회는 8월 말 치러지게 된다. 
 
박홍근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기 위해 발언대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당대회 개최 시기와 비대위 성격을 놓고 이견도 여전하다. 친문은 전당대회를 예정된 일정대로 치르고, 선거 패배의 원인을 제대로 분석하는 혁신형 비대위를 주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연석회의에서 이번 지방선거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을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명분 없는 인천 계양을 출마가 전국 선거 분위기를 망쳤다는 지적으로, 이 의원이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 차기 전당대회에 출마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친문 핵심이자 차기 전대 출마를 준비 중인 홍영표 의원은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선거에서 패배한 가장 큰 원인 중 하나가 이재명 의원이 계양으로 나서고 송영길 서울시장 후보, 이게 결정적"이라며 "평가를 하게 되면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이 의원의 전대 불출마를 압박했다. 친문 신동근 의원은 "평가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상처를 덧내고, 작전을 일삼고, 분열을 일으키는 사람들로 몰아간다"며 "평가를 사심과 결부시켜 오히려 자신들의 행태가 본질적으로 사심과 당권 추구에 있다는 걸 가리려 한다"고 했고, 김종민 의원도 "대선 때 심판받은 후보가 바로 지역구에 교체 출마한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로 민심과 민주주의에 어긋나는 것"이라며 "이재명 책임론은 '이재명 지키자'도, '죽이자'도 아니다. '민주당 민주주의 이대로 좋은가, 제대로 하고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주장했다. 이원욱 의원은 이재명 의원 나홀로 생환한 이번 선거를 가리켜 "상처 뿐인 영광"이라고 했고, 박지원 전 국정원장과 이석현 전 국회부의장 등 원로들도 '자생당사'(자신은 살고 당은 죽는다), "한 명만 살고 당은 다 죽었다" 등으로 선거 결과를 촌평했다.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현충일인 6일 오전 인천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주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친명은 지도부 공백을 오래 놔둘 수 없다는 이유로 조기 전당대회와 함께, 비대위도 혁신형보다는 전대 준비를 위한 관리형으로 정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혁신형 비대위에서 대선과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분석을 공론화할 경우 결국 '이재명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다.
 
3일 연석회의까지만 해도 침묵으로 일관하던 친명계도 일제히 반격에 나섰다. 이재명 의원의 최측근 그룹인 7인회 소속 김남국 의원을 필두로 정청래, 김용민, 이수진 의원과 현근택 변호사 등은 친문이 기다렸다는 듯 조직적인 '이재명 죽이기'에 나섰다며 조기 전대를 통한 빠른 수습과 지도부 옹립을 주장했다. 민형배 의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하지 않는 게 더 이상하다. 특정한 사람을 두고 책임을 물으려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친명계 한 의원은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혁신형 비대위라는 게 선거 패배에 대한 수습을 명분으로 실상은 이재명 책임론을 다시금 꺼내려고 하는 것 아니겠나. 너무 뻔한 수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이재명 의원은 지방선거 패배 이후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6일 인천 계양구 황어장터 3·1만세운동기념탑을 찾아 참배한 뒤 앞으로 계획 등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한 측근은 "이 의원이 여러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듣고 있다"고만 전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지난 대선 경선 때 불거졌다가 지방선거 경선에서 다시 꿈틀댔던 민주당 계파 갈등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친문과 친명 진영 각 강경파들이 다툼을 주도하고 있다. 계파 싸움이 계속 비화할 경우 자칫 분당 사태까지 갈 위기에 처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김광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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