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독일차 천하인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볼보, 폴스타가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볼보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이어 3위를 자리를 지켜온 아우디를 바짝 쫓고 있고 폴스타는 수입 전기차 월 판매 1위에 오르는 등 스웨덴차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8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올해 1~5월 스웨덴차(볼보, 폴스타) 판매량은 6586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전기 SUV 폴스타 3.(사진=폴스타)
같은 기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전체 수입차 판매량(10만8314대)이 10.9% 줄은 것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특히 독일, 미국, 일본 등 타 국가 차량 모두 판매량이 감소한 가운데 스웨덴만 증가했다.
이는 올해부터 폴스타가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다. 폴스타는 지난달 150대를 판매해 누적 879대를 기록했다. 폴스타 2는 출시 3개월 만인 지난 4월 460대가 판매되며 수입 전기차 판매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볼보는 지난달 1015대로 전년 대비 23.8% 감소했지만 누적으로는 5707대로 아우디(6567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볼보는 4월 1332대를 판매해 아우디(1051대)를 제치고 처음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아우디는 메르세데스-벤츠, BMW에 이어 3위 자리를 지켜오며 독일차 3강 체제를 형성해왔다. 하지만 최근 볼보의 성장세가 두드러지면서 3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다.
볼보의 지난해 판매량은 1만5053대로 2020년 대비 17.6% 증가했다. 10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이다. 볼보는 지난해부터 순수 가솔린과 디젤엔진을 단종하고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모델만 판매하고 있다. 올해는 첫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를 선보이며 전기차 공략에도 나섰다. C40 리차지는 출시 5일 만에 국내 물량 1500대가 모두 팔렸다. 4월에는 신형 XC90·S90·XC60 리차지 PHEV도 출시했다.
볼보 순수 전기차 C40 리차지.(사진=볼보)
볼보는 국내에 2025년까지 7종의 순수 전기차를 출시하고 모든 세그먼트에 1종 이상의 전기차를 내놓을 방침이다. 2025년까지 50% 이상을 전기차로 판매해 국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 톱3를 목표로 세웠다. 2030년엔 전기차 회사로 전환한다.
폴스타도 오는 10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폴스타3'에 이어 2024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출시한다. 폴스타3는 포르쉐의 카이엔을 겨냥한 모델로 퍼포먼스 SUV다. 내년에는 중형 SUV '폴스타4'로 포르쉐 마칸을, 2024년에는 대형 스포츠 세단인 폴스타5로 타이칸과 경쟁하겠다는 방침이다.
볼보와 폴스타가 국내 시장에서 성장하고 있지만 중국산 리스크는 해결해야할 과제다. 볼보 S90는 2018년형 모델까지 스웨덴에서 생산한 모델이 수입됐지만 볼보가 S90의 생산기지를 전부 중국으로 이전하면서 2019년형부턴 중국 다칭공장에서 생산된 S90가 수입되고 있다. 폴스타2도 중국 루차오 공장에서 생산된다.
다만 S90은 지난해 3213대가 판매돼 2020년(1776대)과 비교해 판매량이 급증했다. 그동안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지만 주행 성능과 품질 마감 등에서 차이가 없고 오히려 가격은 낮아지며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 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스웨덴에서 생산하는 XC60, XC90이 인기를 끌면서 볼보차가 안전하다는 이미지 확대와 함께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낮아졌다"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영향이 S90 판매에 미친 것처럼 폴스타 역시 볼보 서비스센터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품질 이슈만 없다면 중국산 리스크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