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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동걸린 시민의 발①)'심야 택시대란' 여전…따릉이 타고 집에 간다
"서울시, 지하철 연장운행은 '미봉책'"
입력 : 2022-06-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거리두기 해제 이후 다시 거리로 나간 시민들은 ‘심야택시 대란’에 여전히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서울시가 뒤늦게 새벽에 택시 공급량을 늘리고 4개월만에 지하철 심야운행 중단을 재개하며 대응에 나섰지만,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겠다는 시민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지하철도 만성 적자라 연장운행이 언제 벽에 부딪힐 지 알 수없다. 수익 악화와 기사 이탈이라는 택시업계의 악순환 반복, 적자 구렁텅이에 빠진 지하철을 제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어떤 해법이 필요한 지 <뉴스토마토>가 살펴봤다.(편집자주) 
 
서울 광진구 자양동 인근에서 요리주점을 운영중인 이소라(32)씨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규제 해제 이후 새벽 1시~3시 사이 일을 마치고 있다. 다시 늘어난 손님에 가게 걱정은 다소 줄었지만 매일 밤 귀가문제가 새로운 불편함으로 다가왔다. 근무를 마친 늦은 새벽시간 택시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10일 <뉴스토마토>가 현장에서 만난 시민 이모씨는 “지하철이 1시까지 연장 운행된다지만 오늘(10일)도 새벽 1시쯤에 택시를 잡는데 한참동안 잡히지 않더라”며 “가게에서 1시간 넘게 휴대폰을 붙들고 기다린 적도 있고 따릉이를 이용해 귀가한 날도 많다”고 말했다.
 
전일 오후 11시쯤 서울 동작구 사당역 인근에서 지인들과 술을 한 잔 하고 나와 귀가행 택시를 잡으려던 안양시민 박재희(28)씨도 “경기도 안양까지 택시를 이용하려고 했는데 20분 이상 택시가 잡히지 않아 할 수 없이 버스를 타고 집에 가기도 한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공사는 지난 7일부터 서울 지하철 2호선, 5~8호선을 다음날 새벽 1시까지 연장 운행을 시작했다. 서울시가 심야 택시 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결정한 대응이지만 근본적 원인인 택시기사 감소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정부의 심야시간 택시 공급량 증가 정책이나 지하철 연장운행 시행 등은 미봉책이고, 수입개선을 통해 택시기사 수를 종전 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종각역 인근에서 만난 한 60대 택시기사 김모씨는 "서울시의 대처가 잘못됐다. 예컨대 술을 마시고 늦은 밤 시간에 누가 지하철을 타고 싶겠냐"면서 "돈 조금 더 내면 택시로 집 앞까지 가는데 전철은 타고 내리고 갈아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 않냐"고 주장했다. 
 
택시기사가 복직하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점도 언급했다. 그는 "현재 월급이 전액관리제도 체제인데 이 제도가 기준금이 높아 제한된 시간 안에 채우기 어렵고, 금액을 달성한다 하더라도 기본금이 노동대비 '쥐뿔' 수준"이라며 "코로나 시기 기준금을 못 채워 월급감소를 못 버티고 배달업계로 떠난 기사들은 더 나은 수입환경을 만나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인택시의 기사수를 늘리기 위해선 전액관리제가 현실적으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서울 마포구 홍대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노태섭(66)씨는 "일정수준 기준금을 납부하는 전액관리제도가 완전월급제가 된다면 의도적으로 손님들을 태우지 않고 시간만 때우는 기사들도 일부 있을 것"이라며 "회사와 기사가 모두 납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월급제도가 새롭게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양한 요금제도를 구축할 필요성도 언급됐다. 송임봉 서울택시운송조합 전무는 “떠나간 기사들을 오게 하려면 수요가 많을때는 요금을 비싸게 받고, 수요가 없으면 할인해 주는 탄력요금제 등 여러 요금제도를 만들어내야 한다”며 “요금인상으로 기사들의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도 한가지 정책일 것”이라고 말했다.
 
10일 오전 1시30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1번 출구 앞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잡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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