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일회용 컵 보증금제의 보증금이 당초 300원에서 200원으로 줄어들고, 바코드 인식을 위한 라벨 부착은 프랜차이즈 본사가 담당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지난 16일 카페 자영업자와 환경부는 재차 만나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환경부는 △보증금 300원에서 200원으로 하향 조정 △프랜차이즈 본사 라벨 부착 △표준컵·비표준컵 라벨 비용 통일 △동일 프랜차이즈 한정 반납 △단말기 지원 등의 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커피전문점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일회용 컵에 자원순환보증금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반납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주는 제도다. 자원재활용법 개정에 따라 시행되며 환경부 산하 자원순환보증금관리센터(COSMO)에서 보증금과 라벨 등을 관리한다. 매장 수 100개 이상인 사업자가 대상이며 스타벅스, 파리바게뜨, 맥도날드 등 음료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포함된다.
당초 환경부는 카페 자영업자가 일회용 컵 인식을 위한 라벨비용과 처리비용을 부담해야 한다고 해 공분을 샀다. 또 높은 보증금으로 인한 구매자 이탈, 업무 가중, 타 매장 컵 수거, 위생 문제 등이 도마에 올랐다.
환경부는 자영업자 반발을 잠재우고 2년 동안 준비한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무사히 시행하기 위해 자영업자의 부담을 더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우선 보증금을 300원에서 200원으로 조정해 자영업자들이 주장했던 보증금 100원보다는 높되, 자원 순환의 효과를 고려해 200원으로 책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가장 논란이 됐던 바코드 인식용 라벨 부착의 경우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맡는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위생 문제도 한번에 해결하기 위해서다. 프랜차이즈 본사가 라벨 붙이는 기계를 구매해 컵을 생산하면서 바로 라벨을 붙이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라벨 기계 구매 비용은 환경부와 프랜차이즈가 공동 부담하는 방향으로 얘기하고 있다.
또 이용자가 적은 매장에 컵 수거가 몰릴 것을 대비해 컵 수거는 동일 프랜차이즈간에서만 가능하도록 하는 방법도 거론되고 있다. 또 그동안 표준컵과 비표준컵의 라벨 비용이 달랐는데 표준컵 기준 비용으로 통일될 가능성이 높다. 라벨을 인식하는 단말기 구입비용도 환경부가 지원하는 쪽으로 이야기되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환경부의 이 같은 제안에 대체로 만족하는 분위기다. 시행 전까지 계속 논의가 이어지겠지만 자영업자들이 문제로 꼽아왔던 부분이 대다수 해소가 되면서 논의되는 안들이 그대로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회용 컵 수거 장소로 편의점도 물망에 오르자 편의점 점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일회용 컵 보증금제 시행을 위해 환경부가 크게 양보했지만 편의점 점주들로부터 또 다른 역풍을 맞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한편, 일회용 컵 보증금제는 이달 10일 시행될 예정이었으나 비용 부담 등의 이유로 자영업자가 반발하면서 오는 12월2일 시행하기로 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