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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사 대표 긴급진단①)"심리적 공포 투매…매크로 불확실성 극대화"
운용업계 대표들 "기업 불확실성 커져…시장 변동성 불가피"
입력 : 2022-06-20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신송희 기자] “시장은 심리적으로 공포 단계에 들어섰다. 기업 실적 전망이 보수적으로 바뀐 지는 오래다. 쇼크가 없다면 코스피 2400을 제한적 지수대로 본다.”
 
국내 증시가 추락하고 있다. 언제까지 떨어질지 예측할 수 없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공포는 극에 달했다.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에서 초강수를 둔 미국의 ‘자이언트스텝’은 시장을 뒤흔들었고 연이어 터지는 긴박한 물가 상승률과 낮아진 경제 성장률은 기업의 실적에도 빨간불을 켰다. 시장은 발작 상태다. 심리적 지지선으로 믿고 있던 코스피 2500선이 무너지자 공포 투매가 연달아 터지고 있다. 투자자들의 곡소리가 이어지면서 2400선 횡보를 거듭하고 있지만 이미 한차례 2400선이 꺾인 만큼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여기에 국내 증시의 바로미터인 삼성전자는 6만원이 깨져버렸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강도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고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대한 불안감은 이제 기정사실화 분위기다. 자산운용업계는 변동성이 확대된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고객의 자산 관리에 경고등이 켜진 만큼 시장을 예측하고 파악하기 위한 각계 대표들의 두뇌는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20일 <뉴스토마토>가 운용업계 대표의 증시 평가를 종합한 결과 현재 시장 패닉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로 요약된다. 박학주 NH-Amundi 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인플레이션이 거의 모든 이슈를 장악하고 있다”며 “전쟁과 공급 교란 영향이 크다 보니 인플레이션 완화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시장 급락의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용덕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식·리서치부문 대표도 “인플레이션 상승에 따른 미국 금리인상,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의 봉쇄 지속 등 주요한 매크로 불확실성에 대한 시장 우려 현상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인플레이션의 경우 고유가가 강화되는 추세에 있고 미국 금리 인상의 강도에 대한 우려가 심해지고 있다"며 "이러한 요인이 완화되기 전까지는 다소 변동성이 높은 시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인플레이션과의 전쟁을 위해 두 달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예고했다. 기준금리를 한번에 0.75%포인트 인상한 것은 1994년 11월 회의(4.75%→5.5%) 이후 28년 만이다. 그만큼 미국의 인플레이션 우려는 극에 달한 상황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수도 시장에 충격을 줬다. 당시 시장 예상을 깨고 1981년 12월(8.9%) 이래 41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8.6%를 기록했다.
 
최영권 우리자산운용 대표는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 이후 인플레이션의 불안 심리는 더욱 증폭되고 있다”면서 “5월 지표를 통해 인플레이션의 피크아웃(Peak out)을 기대했지만, 재차 최고점을 돌파하면서 피크아웃 확인에 실패한 것이 트리거로 작용해 증시의 패닉을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연준의 긴축 행보도 보다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고, 이로 인한 경기 침체 가능성도 커지면서 투매현상으로 이어졌다”고 진단했다.
 
증시 추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다. 박학주 대표는 “현재 주가수익비율(PER) 9~10배 수준은 상당히 신뢰성이 높다고 보여진다”면서 “보수적으로 봐도 직전 1년 평균 장부가 기준(Trailling 기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 2400초반”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기업의 자기자본이익률(ROE)가 평균 7~10% 수준임을 고려하면 2400선은 쇼크가 없다면 추가 하락이 제한적인 지수대”라고 설명했다. 강대권 라이프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향후 금리 인상 폭보다는 극심한 인플레이션의 압박을 해소할 수 있느냐 여부가 더욱 중요하다”며 “인플레이션이 잡히기 전까지 큰 시장 변동성은 불가피하다”라고 우려했다.
 
또한, 공통된 우려 사항으로 지목된 것은 기업들의 실적 쇼크다. 금리 여파가 지속될 경우 기업에 미치는 영향도 역시 커지기 때문이다. 구용덕 대표는 “매크로 불확실성 요인들이 단기간 해결될 것으로 보이지 않은 상황이며 기업들의 실적도 올해까지는 어느 정도 방어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수준과 이에 따른 금리 인상의 영향이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내년 기업 이익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증시 상황에 대해선 운용업계 대표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대체적으로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면서도 박스권 횡보 혹은 반등 가능성에 대한 부분에선 이견이 갈렸다. 박학주 대표와 구용덕 대표는 박스권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했고 최영권 대표는 우상향할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한때 2400선이 깨진 코스피. 사진=뉴시스
 
신송희 기자 shw101@etomato.com
신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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