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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이재명 대표는 상수(常數)다
입력 : 2022-06-27 오전 6:00:00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23일부터 1박2일간 워크숍을 열어 대선과 지선 패배후 당 혁신방안을 논의했지만 오히려 최대현안인 이재명의원의 전당대회 출마는 현실화됐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불출마를 촉구하는 반대파들의 목소리를 애써 경청하는 듯한 신중모드를 유지했지만 그가 워크숍에 참석한 것 자체가 전대출마라는 정면돌파를 굳히기 위한 것이었다.
 
‘누가 뭐래도 나는 살아야겠다. 나는 나의 길을 간다’는 이 의원의 전대출마 입장을 꺾을만한 당내 경쟁자들의 절실한 설득도 없었고 그렇다할 혁신방안도 보이지 않았다. 이제 남은 카드는 이재명을 이길 수 있는 단일후보를 내세우는 것밖에 없지만 건전한 자생력을 잃고 ‘문빠‘와 ‘개딸’ 등의 팬덤에 점령당한 민주당이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이재명의 ‘자생당사’노선을 따르는 것 밖에 없다. 그도 그럴 것이 169명의 제1야당 국회의원들의 최대관심사는 차기 공천이다. 이 의원의 전대출마를 앞장서서 반대하고 나설 경우, 차기총선 공천에서 학살당할 것이 뻔하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 의원 역시 이런 당 소속 의원들의 심리를 누구보다 훤하게 꿰뚫고 있다. 그래서 민주당은 아예 ‘정치보복 TF’를 당내에 설치하고 산업부블랙리스트 사건 수사와 원전수사 등 전정권 시절의 각종 비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정치보복프레임을 씌우기 시작했다.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게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 제겐 (정치)보복이 아니라 정의와 상식의 구현으로 보인다.”(2017)
 
“검찰을 이용한 정치보복, 정치탄압이 시작된 듯, 21세기 대명천지에 또다시 사법정치살인을 획책하자는 것입니까? 정치보복, 사법살인 기도 중단하기 바랍니다.”(2022)
 
얼핏 봐도 상충하는 두 발언은 한 사람, 이 의원이 시기를 달리하며 한 말이다. 검찰수사에 대한 이 의원의 입장이 ‘그 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이다. 
 
2017년의 이재명이 당시 문재인 정부의 박근혜 정부에 대한 적폐청산 수사가 설령 정치보복이라고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옹호하는 입장이라면, 2022년 이재명은 적폐청산도 아닌 지난 정부 때 불거진 자신을 둘러싼 여러 의혹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재개를 정치보복으로 규정하고 몰아붙이고 있는 형국이다. 이 의원 스스로 적폐와 불의를 청산하는 것이 정치보복이라면 그런 정치보복은 맨날 해도 된다고 하지 않았나? 
 
이 의원과 민주당에 묻고 싶다. 
 
지난 정부의 적폐청산 수사가 야당 죽이기이자 정치보복이었다는 것을 ‘쿨하게’ 인정하는지 말이다. 그리고 대선과정에서 문 정부 검찰이 집요하게 파헤쳤던 고발사주의혹이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및 코바나콘텐츠 후원 의혹에 대한 수사 역시 정치보복으로 봐야 하는 지도 묻는다.
 
‘법 앞에서 만인은 평등하다’는 상식을 법률가인 이 의원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대통령이 재임기간 중에는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헌법이 규정하고 있지만 대통령 역시 퇴임 후에는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 그러니 0.73%의 차이로 낙선한 안타까운 대선후보였더라도 예외는 없다.
 
이 의원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는 새롭게 시작한 것이 아니다. 대선전후 과정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고 고소·고발이 이뤄졌음에도 당선이 유력한 여당후보라서 제대로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이 의원은 단 한 차례도 수사기관으로부터 소환되거나 조사를 받은 적도 없다. 
 
단군 이래 최대 이익 환수사업이라고 자랑해 온 △대장동의혹은 물론이고 △백현동아파트의혹, △성남FC후원금 의혹, △쌍방울그룹의 변호사비 대납의혹, △경기도법인카드유용의혹 등 범죄혐의가 농후한데도 의혹이 소명된 사건은 없다. 
 
자신에 대한 의혹의 실체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람이 이 의원일 것이다. 검찰과 경찰이 하지도 않은 일을 조작하거나 먼지털이식으로 수사해서 없는 죄를 만들어 뒤집어씌우지는 못할 것이다. 
대선패배의 책임론이 제기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계양을 보선출마를 강행한 그는 ‘불체포특권’이라는 방탄복까지 장착했다.  
 
그의 목표는 차기 대선이다. 정치인에게 5년의 시간은 짧지 않다. 이 의원이 넘어야 할 산은 우선 닥쳐 온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는 정치력을 갖추는 것이다. 5년의 시간을 견뎌내기 전에 각종 의혹에 대한 사법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급선무다. 수사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제1야당 대표라는 방패를 활용할 것이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 의원이 8월말로 예정된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 대표에 당선된다고 하더라도 5년 후 야당 대선후보가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래도 ‘이재명의 민주당’ 체제가 현실화된다면 윤석열 정부는 야당운이 좋다. 당대표리스크가 계속된다면 민주당이 제대로 야당노릇을 하기가 쉽지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서명수 슈퍼차이나연구소 대표
 
※외부 필진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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