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30일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이라는 체념을 박용진이라는 가슴 뛰는 기대감으로 바꾸도록 하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전날 강병원 의원에 이어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주자들 중 두 번째 출마 선언이다.
박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어대명'을 '체념'으로 규정한 이유에 대해 "이 의원도 전당대회에 나오라고 얘기하고 싶다. 다만 본인이 생각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저와 쎄게 붙자는 것"이라며 "그 개혁과 혁신 내용이 무엇인지 먼저 말해야 한다. 그런 것 없이 '지금 이재명 말고 다른 대안 있느냐'고 반복하는 것은 안 맞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대명으로 굳어지는 현실 관련해 "이전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사흘이면 천안을 뒤집을 수 있다고 했다. 전당대회가 두 달 남았는데 그동안 민주당이 역동성을 발휘하는 전당대회를 만들어 나가겠다"며 "지금 이렇게 주저앉아서 어쩔 수 없지 않느냐고 말할 수는 없다. 의원들이 지난 워크숍 때 보여줬던 열정과 열의라면 뜨거운 전당대회가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을 비롯해 강병원·강훈식·박주민 의원이 이인영 의원과 만나 당의 세대교체를 이끌자는 '도원결의'를 한 것에 대해 "도원결의는 아니었고, 그 자리에서 이인영 의원이 용기를 가지고 나서라는 격려의 말씀을 하신 것"이라며 "새로운 희망을 지펴보라는 요구였던 것으로 해석한다. 조금 생각이 달랐던 97세대들에게 뭔가 자극을 주려고 했던 것 같다. 길을 열어주겠다는 것이어서 감사드린다"고 했다.
86에서 97로의 세대교체론에 대해 "나이가 비슷하다고 같은 세대라고 얘기하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며 "나이가 비슷하니까 선배들에게 물러나라고 얘기해서도 안 된다. 전당대회 불출마로 양보와 새로운 배려를 해준 홍영표, 전해철, 이인영, 이광재 의원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일각에서 흘러나온 분당론에 대해 "적절치 않다"며 "절망적인 전망을 내세워 당 미래를 세울 수 있을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박 의원은 "1년 남짓한 기간에 내리 3연패를 했는데 더 이상 진영논리를 위해 악성팬덤과 정치훌리건, 좌표부대에 눈을 감는 민주당이 되어선 안 된다"며 "계파와 팬덤의 수렁을 넘어, 민주당이 하고 싶은 정치를 찾아야 한다. 민심이 우선하고 상식이 지배하는 민주당, 다른 의견을 포용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민주당, 다시 자랑스러운 민주당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을 다시 민주당답게 바꿔야 한다. 그 최종 도착지는 '이기는 정당' 민주당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에 가장 필요한 것은 바로 우리가 하고 싶은 정치, 우리가 추구하는 가치를 찾는 길이다. 그때그때 말이 달라지는 포퓰리즘을 벗어나 민주당의 가치에 기반한 정책,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되살리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청년의 가슴을 뛰게 하는 민주당을 만들겠다. 선진국 대한민국의 초대받지 못한 사람들, 노동시장 이중구조의 아래에 위치해 있는 많은 노동자, 노동자로 분류되지 않는 새로운 노동자들과 젊은 청년들의 정당을 만들겠다"며 "기업의 이익보다 노동자의 일상에 더 함께할 수 있는 민주당, 민주당을 일하는 당신의 새로운 약속이 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