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4일 "한일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21세기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 일명 '김대중-오부치 선언'에 해답이 있다"고 말했다.
이날 전경련과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개최한 제29회 한일재계회의에서 허창수 회장은 "과거가 아닌 미래를 보고, 모든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한 이 선언을 지금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님도 지난해 취임하실 때 말씀하신 내용으로 한일 정·재계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며 "한일 정상회담이 조속히 열려 상호 수출규제의 폐지, 한일 통화 스와프 계약 재개, 한국의 CPTPP 가입 등 두 나라 경제 현안이 한꺼번에 해결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도쿠라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도 "한일관계가 어려울수록 98년 한일 파트너십 선언의 정신을 존중하고, 한일이 미래를 지향하면서 함께 전진하는 것이 소중하다"며 "일본 경제계에서도 한일 정상과 각료 간의 대화가 조기에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3년 만에 열린 이번 회의에서 양국 경제계는 △한일 경제 동향과 전망 △지속 가능 사회 실현을 위한 한일 협력 △새로운 세계 질서와 국제 관계에 대해 논의하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전경련과 경단련을 주축으로 양국 경제계가 나서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양국 관계를 이른바 '김대중-오부치 선언'으로 불리는 '한일 공동선언-21세기를 향한 새로운 파트너십' 2.0 시대로 함께 끌어나가야 한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앞서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일본 총리는 지난 1998년 10월 한일 양국 간 불행한 역사를 극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11개 항목의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4일 전경련회관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 경제단체연합회가 개최한 '제29회 한일재계회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이번 회의는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았는데도 한일관계 개선과 양국 경제 협력을 위한 대면 회의 개최 필요성에 대해 양측 회장이 적극적으로 공감하면서 성사됐다.
회의에서는 한일 경제 동향과 전망, 상호 수출 규제 폐지,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상호 무비자 입국제도 부활, 한국의 CPTPP 가입 필요성, IPEF(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 발전을 위한 한일 공동 협력,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 구성 등 한일 간 관심사에 대한 다양한 제안과 논의가 이뤄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중단된 상호 무비자 입국 제도를 부활해 인적 교류를 확대해야 한다는 데 양측 참석자들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전경련에 따르면 한일 상호 방문객은 지난 2018년 1050만명, 2019년 886만명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인 지난해 3만4000명으로 급감했다.
전경련과 경단련은 '김대중-오부치 선언' 정신 존중과 미래지향적 관계 구축, 민간 교류 정상화를 위한 비자 면제 프로그램 부활 필요성 확인 등을 내용으로 하는 8개 항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내년 도쿄에서 제30회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이날 한국 측에서는 허창수 회장을 포함해 권태신 전경련 부회장, 배상근 전경련 전무 등 20명이 참석했다.
기업인 참석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000070) 회장, 이장한
종근당(185750) 회장,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이어룡 대신파이낸셜그룹 회장, 우오현 SM그룹 회장, 최창식
DB하이텍(000990) 부회장, 이인용
삼성전자(005930) 사장, 공영운
현대차(005380) 사장, 조주완
LG전자(066570) 사장, 이용욱
SK머티리얼즈(036490) 사장,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종서 한화토탈에너지스 사장, 장희구
코오롱인더(120110)스트리 사장, 고정석
삼성물산(028260) 사장 등이다.
일본 측에서는 마사카즈 경단련 회장, 사토 야스히로 미즈호금융그룹 고문, 야스나가 타츠오 미쓰이물산 회장, 히가시하라 토시아키 히타치제작소 회장, 구보타 마사카즈 경단련 부회장 등 5명이 참석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