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지난해 국내 그룹 총수 중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매출액, 영업이익, 당기순이익, 고용 규모 등 4개 항목에서 확고한 선두 자리를 지킨 가운데 영업이익 증가율 항목에서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1인당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박찬구
금호석유(011780)화학 회장이 각각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21년도 그룹 총수 경영 성적표 분석' 결과를 보면 이재용 부회장은 그룹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익, 고용 규모 등 4개 항목에서 압도적 1위를 기록했다.
삼성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378조7400억원이며, 이는 조사 대상 58개 그룹 전체 매출 1596조원의 23.7%에 해당하는 수치다. 삼성그룹의 영업이익은 42조5512억원, 순이익은 41조원 정도로 58개 그룹 전체 영업이익 131조원의 36.3%, 전체 순이익 121조원의 42.5%를 차지했다. 또 삼성그룹의 고용 인원은 26만6854명이며, 이는 58개 그룹 전체 직원 수 142만5682명의 18.7% 수준이다.
유럽 출장을 마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를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매출 항목에서 2위, 영업이익과 순이익 항목에서 3위를 차지했다. 현대차그룹의 매출은 211조원 수준으로 전체의 13.2%를 차지했고,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10조7379억원(8.2%), 8조4999억원(7.0%)으로 집계됐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영업이익과 순이익 항목에서 2위, 매출 항목에서 3위의 성적을 달성했다. SK그룹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9조9849억원, 순이익은 18조4059억원으로 모두 전체의 15.2%를 차지했고, 매출은 169조원으로 전체의 10.6%를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 규모 항목에서는 정의선 회장이 2위,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3위에 올랐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17만4952명, LG그룹은 15만8791명을 각각 고용했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 1위는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흥건설은 2020년 3조1516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대우건설(047040) 등을 인수하면서 11조6633억원으로 매출이 270.1% 올랐고, 58개 그룹 중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정창선 회장은 고용 증가율도 446.9%로 1위에 자리 잡았다.
영업이익 증가율 1위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차지했다. 한진그룹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 전체 영업이익이 870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조3705억원으로 무려 1475%가 늘었다. 특히
대한항공(003490)은 지난해 항공 화물 운송 수요 증가와 운임 상승의 영향으로 연간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 7일 대한항공빌딩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린 '고 일우 조양호 회장 추모 사진전' 개막식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대한항공)
순이익 증가율에서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이 7000%가 넘는 수치로 다른 그룹 총수보다 월등히 앞섰다. 장금상선은 2020년 전체 순이익이 223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조6718억원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7373.4% 급증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과 순익이 차지하는 비중인 영업이익률과 순익률의 2개 항목에서는 유정현 넥슨그룹 감사가 최고 성적을 기록했다. 넥슨은 매출 2조9483억원에 영업이익 1조1168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37.9%로 58개 그룹 중 가장 높았다. 넥슨의 순이익은 5조4562억 원으로 순익률이 185.1%로 나타났다.
그룹 전체 직원 1인당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2개 항목에서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1위를 차지했다. 금호석유화학의 지난해 직원 1인당 매출액은 37억7200만원, 1인당 영업이익은 9억8100만원으로 파악됐다.
이번 조사 대상 58개 그룹 중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3개 항목에서 모두 30% 이상 증가시킨 이른바 '90클럽'에는 정태순 장금상선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001230) 회장, 김홍국
하림(136480) 회장, 김범수
카카오(035720) 창업자, 우오현 SM(삼라마이다스)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정창선 중흥건설 회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 등 9명의 총수가 포함됐다.
2020년 대비 2021년 기준 경영 항목별 상위 3위권 그룹 총수. (자료=한국CXO연구소)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코로나19 상황에서도 58개 그룹의 매출 규모는 최근 1년 새 16.6% 수준으로 덩치가 커진 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은 각각 78.6%, 148% 수준으로 크게 높아졌다"며 "특히 IT와 해운,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한 업종에서 많은 이익을 내면서 주요 그룹의 체격은 물론 체력도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위기 상황에서도 그룹 총수가 어떤 결정을 하느냐에 따라 경영 성적표는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고 어떤 투자와 비전을 제시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올해 발표한 공정자산 규모가 5조원이 넘는 76개 대기업집단 중 동일인이 법인이고, 올해 신규 대기업 집단에 편입된 곳을 제외한 58개 그룹 총수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경영 평가는 매출 규모를 비롯해 총 13개 항목에서 진행됐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