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그린벨트 결과 공유 파티 '용감한 여정'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민주당이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당무위원회에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겠다고 한 가운데 박 전 위원장은 이에 대한 별다른 입장 없이 윤석열정부 비판에 집중했다. 당내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의원에게 ‘개혁성이 후퇴했다’고 지적하며 자신이 대안세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숨고르기에 돌입한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은 4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의 첫 해외방문이 중국과 등을 지고 우리경제를 위기 국면으로 빠트리는 NATO 외교였다”며 “통탄스럽다”고 적었다.
그는 “윤 대통령은 인권과 자유를 중시하는 가치외교를 하겠다고 하면서 국민의 걱정은 뒤로 한 채 NATO 회의에 갔다”며 “NATO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전쟁 중인 상황에서 중국을 새로이 ‘도전국가’로 명시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 수출의 약 25%는 중국시장으로, 중국이 아니면 한국경제를 지탱하는 축인 무역수지가 적자 신세를 면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라며 “그래서 박근혜정부도 중국과 협력을 추구했고 이명박정부조차 중국-러시아와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을 추구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그런데 윤 대통령은 기어코 NATO 회의에 참석했다”며 “최상목 경제수석은 심지어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탈피하여 유럽시장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과 경제수석이 앞장서서 수출로 먹고 사는 수많은 국민의 삶을 망치고 있다”며 “고물가에 글로벌 경제위기에 중국 리스크까지 청년과 서민들이 생계위기에 빠지기 직전인데 이것이 그토록 말씀하시던 일자리와 자유를 지키는 길이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지금이라도 NATO회의 발언을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국민을 위해서라도 중국과 관계 개선에 나서야 한다. 우리 당도 윤 대통령의 이런 사대외교를 강력히 규탄하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위원장은 같은 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대통령께서) 기어이 나토(정상회의)에 다녀왔고 지지율도 데드크로스로 계속 떨어지고 있다”며 윤 대통령의 국정수행 점수로 주어진 ‘A~F’ 여섯 가지 보기 중에서 D를 골랐다.
한편, 박 전 위원장은 당 지도부의 결정에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앞서 박 전 위원장은 지난 2일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민주당 입당 6개월이 안 된 자신의 출마 자격 문제를 당무위에서 논의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박 전 위원장이 소중한 민주당의 인재지만 예외를 인정할 불가피한 사유를 발견하지 못했다”며 “따라서 당무위에 박 전 위원장의 출마를 위한 예외 조항을 안건으로 상정하여 토론하도록 부의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의 당대표 출마 길이 사실상 막힌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은 당의 이 같은 결정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