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일선 경찰들이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에 반발해 삭발과 단식 등 단체행동에 나선 것에 대해 “일부 야당의 주장에 편승하는 듯한 정치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5일 차기 경찰청장 임명 제청 동의안을 심의하는 국가경찰위원회 임시회의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일선 경찰의 반발이 아니라 직협(전국경찰직장협의회)의 단체행동”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국 경찰의 노동조합 격인 경찰 직협 관계자들은 전날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내 이른바 경찰국 설치에 반대하는 삭발 시위에 나섰다. 이날도 세종시 행안부 청사 앞에서 단식을 이어갈 계획이며, 전국 단위 직협 회장 등이 매일 3명씩 삭발하는 ‘릴레이 삭발’도 예고했다.
경찰위에서 차기 경찰청장 임명을 제청한 후 퇴장한 이 장관은 직협의 ‘정치적 행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이 장관은 “일선 반발은 제가 보기에는 정확한 이해가 좀 덜 돼서 그런 말씀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직협 당사자들은 이런 내용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을 텐데 자세히 전달하지 않고 오히려 내용을 왜곡해 전달해 일부 야당의 주장에 부합하기 때문에 정치적이지 않나”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경찰 소통의 방법으로 직협과의 대화보다는 전국을 돌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간접 민주주의보다 직접 민주주의가 좋지 않으냐”며 “직협이 모든 사람을 다 대표한다고 보이지 않고,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면 그게 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협도 나름의 대표성이 있겠지만, 전국을 다니며 현장 목소리를 들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장관이 지난 1일 서울 마포구 홍익지구대를 찾아 “경찰 장악이라는 표현은 과장됐다”며 경찰 달래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내부에서는 ‘형식적 소통’이라며 비판 목소리가 상당한 상태다.
또 이 장관은 윤석열 정부의 초대 치안총수로 내정된 윤희근 경찰청 차장에 대해선 “경찰 전체를 아우를만한 리더십과 조직 내부의 신망을 가진 분을 최우선 기준으로 했다”며 “업무의 전문성과 투철한 국가관·사명감 등을 위주로 해서 제청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분을 선정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경찰청장 후보자들이 행안부 경찰 조직 신설 등에 우려 또는 공감을 표했느냐는 질문에는 “공감대 형성이라기보다는 큰 이론이 없었다는 정도”라고 답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5일 서울 서대문구 국가경찰위원회에서 열린 차기 경찰청장 임명제청동의안 심의위원회에 참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