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30일까지 4년간 지방행정을 책임졌던 서울지역 민선 7기가 마침표를 찍는다.
시장 궐위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며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4년이었지만, 지방자치가 주민에게 한 발 더 다가가는 계기라는 평가도 받는다.
2018년 6월 선거로 탄생한 민선 7기는 더불어민주당이 사상 첫 3선 서울시장을 배출하고, 구청장 25곳 중 24곳, 시의회 110석 중 100석을 차지하는 역대급 성적을 거두며 시작했다.
이에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은 이명박·박근혜 대통령을 거치며 각종 정책이 중앙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어려움을 겪던 것과 달리 자치구부터 대통령까지 이어지는 ‘원 팀’을 확보해 우호적인 환경을 갖게 됐다.
하지만, 박 전 시장은 코로나가 한창 유행하기 시작한 2020년 7월 비서실 직원 성추행 의혹과 함께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떠났다. 초유의 시장 궐위 상태를 맞게 된 서울시는 서정협 당시 행정1부시장이 9개월간 권한대행을 맡아 코로나19에 대응했다.
2021년 4월. 재보궐선거를 거쳐 2011년 서울시를 떠났던 오세훈 시장이 3선에 성공하며 10년만에 화려하게 돌아왔다.
오 시장은 시장 궐위 이후 불안정하던 서울시를 빠르게 수습하며 자신의 정책기조를 살린 '비전 2030'을 내놓으며 지난 6월 4선에 성공했다. 취임 직후부터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서울런, 안심소득 실험 등으로 기존 박 전 시장 때와는 다른 정책적 색깔과 행보를 빠르게 펼쳤다.
민선 7기는 시 곳곳이 개방과 탈바꿈을 통해 시민속으로 한층 더 들어간 시기였다. 신월여의지하차도, 월드컵대교, 서부간선지하차도, 신림선 경전철, 서울식물원, 전태일 기념관, 돈의문 박물관 마을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의 랜드마크이자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도 박 전 시장 때 시작해 오 시장이 마무리해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7월9일 서울 용산역 코로나19 임시선별진료소를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민선 7기는 2020년 1월 강남구에서 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 이래 아직까지 코로나19와의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민선 7기 종료와 비슷한 시점에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확진자 수가 줄어들면서 일상 회복의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악재이기도 하지만, 그동안 시민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지방자치의 존재 이유를 시민들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역학조사, 선별검사소 운영, 백신 접종, 자가격리 과정에서 국가적인 방역정책도 중요했지만, 일선 지자체의 대응이 강조돼 지자체의 역량이 더 주목받았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민선 7기는 코로나와 싸우다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그럼에도 주민들의 ‘다른 지역보다 대응을 잘하고 있다’라는 칭찬 한 마디에 기운내며 2년 넘게 버텨냈다”고 말했다.
자치구에서는 3선과 교체 등으로 25명 중 18명의 구청장이 교체된다. 은평·관악·금천·성북·노원·성동 등 7곳의 구청장만이 연임에 성공했다.
이날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친 각 구청장들은 지난 4년간의 임기를 마무리하며 주민들에 대한 감사와 차기 구청장에 대한 응원을 전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은 “지난 8년간 양천구청장으로 구민을 섬기며 구정발전에 힘을 보탤 수 있어서 참으로 영광스럽고 감사한 시간이었다”면서 “이제 양천구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구민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며 양천의 발전과 꿈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채현일 영등포구청장은 “탁트인 영등포를 향한 변화와 혁신, 도전과 열정으로 가득했던 지난 4년, 그 행복한 기억은 가슴 깊이 간직하겠다”며 “이제 저는 구청장으로서 소임은 마무리하지만, 구민의 한 사람으로서 영등포 발전과 구민 행복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영 양천구청장이 지난 29일 양천구청에서 이임식을 갖고 민선 7기 임기를 마무리했다. (사진=양천구)
오세훈 서울시장이 작년 4월1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집무실에서 서울시구청장협의회 임원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김수영 양천구청장, 정원오 성동구청장과 면담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