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의류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A씨(37)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그동안 쓰지 않은 연차를 끌어 모아 오랜만에 해외로 긴 휴가를 계획하고 있다.
로망이었던 뉴욕을 가볼까 하고 항공권을 알아봤지만 이코노미 좌석으로 지금 예매해도 5백만원이 넘는 비용이 든다. 하지만 A씨가 무엇보다 항공권 예매 확정에 주저하는 이유는 뉴욕 왕복 유류할증료로 일본에 두 번 다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7월 미주 편도 기준 유류할증료는 32만5000원이다. 왕복 시 65만원의 할증료를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8월에는 이보다 10만원 오른 75만원이 예상된다. 이는
제주항공(089590) 진에어(272450)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통해 30만~40만원대의 일본 왕복 항공권을 2매 구매할 수 있는 금액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8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이달에 찍었던 최고치를 다시 한번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이 최근 발표한 8월 국내선 유류할증료는 2만2000원으로 이달 1만9800원에서 2200원 올랐다. 통상 국내선 유류할증료와 국제선 유류할증료의 상승 곡선을 비례해 8월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높아질 가능성이 높다.
4일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 설치된 전광판에 출발안내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월 뉴욕과 시카고, 토론토 등 미주 편도 유류할증료는 27만9500원이었다. 7월은 전달 보다 4만5000원 오른 32만5000원이다. 이를 토대로 8월 미주 편도 할증료를 예상해보면, 37만5000원이다. 뉴욕을 왕복한다면 할증료로만 75만원을 지불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일본을 두 번 왔다 갔다 하는 비용과 맞먹는다.
이날 기준 인천에서 출발, 뉴욕 왕복하는 이코노미석 기준 항공권은 5백만원인데 이중 유류할증료(왕복)만 65만원이다. 뉴욕에 가는 항공권을 8월에 예약한다면 지금보다 10만원 오른 75만원을 낼 가능성이 유력하다.
파리,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노선도 다음 달 편도 기준 할증료는 30만원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6월 파리와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유럽 노선의 편도 할증료는 25만8700원이었는데 이달에는 3만2500원 오른 29만1200원이다. 같은 가격으로 오른다면 8월에는 편도 32만3700원, 왕복 시 64만7400원을 내야 한다.
유류할증료는 갤런당 150센트가 넘을 때 부과되며, 10센트 단위로 총 33단계로 나뉜다. 그런데 이달 국제선 유류할증료는 22단계로, 2016년 유류할증료에 거리 비례구간제 적용을 한 이후 가장 높은 단계를 기록했다.
하지만 8월엔 22단계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유류할증료는 탑승일과 관계없이 발권일 기준으로 적용되기 때문에 항공권 구매 이후 탑승시점에 할증료가 인상돼도 차액을 지불하지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선 유류할증료가 오르면 국제선도 오르기 때문에 다음 달 국제선 할증료는 지금보다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