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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코스닥 지수 믿을 수 있나
입력 : 2022-07-13 오전 6:00:00
최성남 증권팀장
국내 증시의 지수 산정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독립리서치 업체가 한국거래소의 해명에도 추가적인 지적을 내놓으며 논란의 중심에 선 모습이다. 지수 산정 방식의 진실여부를 떠나서 거래소 눈치보기에 급급한 제도권에선 볼 수 없는 낯선 풍경이 반갑기도 하다.
 
2016년 설립된 독립리서치 1세대인 리서치알음은 지난 4일 '한국 주가지수의 속임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서 최성환 리서치알음 창업자는 "IPO(기업공개)의 경우, 나스닥은 그 시총이 종가로 지수에 반영되지만 국내 지수는 반영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따상 열풍'으로 대형 IPO의 경우 고평가가 심화되고 있지만, 상장 후 주가 하락으로 지수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바이오 섹터의 특혜로 작용했던 기술특례 상장이 국내 증시의 고평가에 일조한다는 분석을 덧붙였다. 
 
제도권이 아닌 민간 리서치업체의 해당 보고서에 대해 거래소는 이례적으로 보고서 발간 다음날 해명자료를 내놨다. 거래소는 "IPO의 경우 나스닥 역시 국내지수와 마찬가지로 지수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해명했고, "시가총액과 지수 증가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며, 지수 편입 시점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따른다"고 했다.
 
이에 대해 최성환 리서치알음 창업자도 곧바로 반박했다. 지난 11일 리서치알음은 '한국 주가지수는 유령지수'라는 보고서를 추가로 발간하고 "나스닥의 경우 시가총액 증가분을 지수에 거의 완벽하게 반영하고 있지만, 코스닥의 경우 그 차이가 무려 19.7배로 지수로서의 기능에 우려감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최 창업자는 "한국거래소는 나스닥과 국내 지수가 같은 지수 산정 방식을 가지고 있고,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고 있다고 강조할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차이를 보이는지에 대해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지수를 확인한다는 의미는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기 위함인데, 현재 국내 지수를 바탕으론 그럴수가 없다"면서 "50년 만의 무더위, 기상 관측 사상 최고의 강우량과 같은 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날선 비판을 이어갔다.
 
국내 증권업계에서 이와 같은 논쟁은 생소하다. 아무래도 민간리서치가 감독당국을 상대로 특정 사안에 대해 논쟁을 벌이는 모습이 생경해서다. 한 업계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민간 리서치와 거래소의 지수 산정 방식을 두고 갑론을박을 벌이는 상황은 국내 증시에서는 매우 낯선 모습이며, 제도권에서는 감독기관의 눈치보기에 급급하기 때문에 지수 산정이란 본질적인 문제에 대한 지적을 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만약 해당 보고서가 외국계 증권사의 명의로 발간됐다면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어땠을까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그만큼 신선했다는 평가다.
 
국내 지수의 산정 방식에 문제가 있다면 올바른 방향으로 개선을 하면 될 일이다. 거래소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따르고 있으니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지만 시장을 더 좋게, 더 바르게 바꾸자고 하는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성남 증권팀장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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