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초록통쌀 삼계탕' 판매 방송 장면(사진=롯데홈쇼핑)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송출수수료를 둘러싼 홈쇼핑과 유료방송의 갈등이 교착상태에 빠지면서 홈쇼핑이 정부와 외부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송출수수료 대가 검증 협의체' 운영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요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홈쇼핑이 IPTV 등 유료방송사업자와의 송출수수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특히 올해는 홈쇼핑의 수익성 악화 우려로 예년 같으면 이미 끝났을 협상이 장기전으로 치닫고 있다.
양 사업자간 입장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부 홈쇼핑 업체는 과기정통부에 '홈쇼핑 송출수수료 대가 검증 협의체' 운영 요청을 고민하고 있다.
송출수수료 대가 검증 협의체는 지난 2020년 홈쇼핑과 유료방송간 송출수수료 분쟁 예방 차원에서 신설됐다. 협의체는 송출수수료의 적정성을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며, 홈쇼핑, 유료방송과 관련 부처 관계자 등도 함께 참여한다.
업계는 송출수수료 협상에 뚜렷한 진척이 없으니 정부 차원에서 갈등을 조정할 중재자 역할을 해달라는 것이다. 만약 홈쇼핑이 실제로 과기정통부에 협의체 운영을 요청할 경우 이는 사상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유료방송에 반기를 들자니 눈치가 보여 과기정통부에 협의체 운영을 요청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송출수수료 부담이 한계가 다다르면서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는 움직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홈쇼핑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채널 자릿세인 송출수수료로 지불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업계(TV홈쇼핑·T커머스) 12개사가 2021년 유료방송에 지출한 송출수수료는 전년 대비 11.2% 증가한 2조2508억원이다. 이는 전체 홈쇼핑방송매출 중 무려 58.9%로, 지난 2020년 53.1%보다 5.8%포인트 더 올랐다.
반면 홈쇼핑은 수익성 악화로 영업이익이 줄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국내 홈쇼핑 7개사(GS샵·롯데홈쇼핑·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057050)·NS홈쇼핑·공영홈쇼핑·홈앤쇼핑)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총 6020억원으로 19.1% 감소했다.
이대로 양 사업자간 갈등이 심화하면 홈쇼핑 측에서 정부 측에 협의체 운영을 공식 요청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송출수수료를 계속 올려 줘도 손해만 보고 좋은 채널 번호에서도 밀려나고 있다"며 "협의체 운영 요청을 고민하는 홈쇼핑 업체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