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준익 기자] 반도체 공급난에 따른 차량 출고지연이 지속되자 완성차 업체들이 경쟁사 보다 '빠른 출고'를 앞세워 판매량 확대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003620)는 지난 14일부터 신차 '토레스' 출고를 시작했다. 사전계약 첫날인 지난달 13일 계약한 소비자들은 당장 이달부터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는 6월 계약자들의 경우 늦어도 오는 11월까지 차량을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 1일 이후 계약자들부터는 오는 12월 이후 출고 가능한 상황이다.
토레스는 사전예약만 3만대를 돌파하며 역대급 흥행 신화를 썼다. 2740~3020만원의 합리적인 가격대와 함께 빠른 출고가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투싼, 기아 스포티지의 경우 이달 계약하면 출고 기간이 최소 10개월에서 최대 18개월 이상 소요된다.
르노코리아도 주력 차종은 계약 후 3개월 내에 출고가 가능하다. SM6는 한 달 내 인도가 가능하며 XM3는 2개월, QM6는 최대 3개월 안에 차량을 받을 수 있다.
쌍용차 '토레스'.(사진=쌍용차)
제네시스는 최근 출시한 G70 슈팅 브레이크 판매에 색다른 방식을 도입했다. 기존 G70 세단 모델을 구매한 고객의 데이터 통해 가장 선호하는 사양들을 분석, 이 사양들을 적용한 모델 100대를 먼저 생산하고 판매 개시일에 선착순 판매를 통해 즉시 출고하는 소위 '오픈런' 방식으로, 빠른 시일 내 차량 인도가 가능하다.
수입차 업체도 빠른 출고를 강점으로 내세웠다. 스텔란티스코리아는 2018년 국내 소개된 2세대 컴패스의 부분변경 모델 '뉴 컴패스'를 지난달 출시했는데 계약 즉시 바로 출고할 수 있을 정도로 물량을 확보해뒀다고 밝혔다.
현대차의 경우 캐스퍼(1개월), 쏘나타(2개월) 등을 제외하면 대부분 차종이 출고까지 최소 8개월에서 최대 18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기아 역시 인기 차종인 셀토스, K5는 5~6개월(가솔린),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7개월 이상 소요된다.
다만 반도체 부족에 따른 출고 지연은 하반기 들어서면서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아 K8(가솔린)은 지난달 6개월에서 이달 들어 3개월로 짧아졌다. 10개월 걸리던 카니발 가솔린 모델은 5개월로,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18개월에서 17개월로 줄었다.
생산도 최대한 확대하는 모습이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주간 연속 2교대로 운영 중이던 평택공장 생산 라인을 1교대로 전환했다. 생산능력은 기존 9만대(1교대) 수준에서 17만대(2교대)로 연간 약 8만대 증가하고 토레스를 생산하는 조립 1라인의 경우 연간 5만대 이상의 공급능력이 증산 된다.
올해 2분기 월평균 25만대를 생산했던 기아는 이달부터 27만대 생산체제에 들어갔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작년에 차량용 반도체 부족으로 몇 십 만대 차질을 빚었지만 올해는 많이 풀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내수 쪽도 활성화되면서 공급 못했던 차를 본격적으로 보급할 수 있는 기회가 시작되고 있다"고 말했다.
황준익 기자 plusi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