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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독립리서치 활동이 불편한 거래소
입력 : 2022-07-20 오전 6:00:00
최성남 증권팀장
"민간 리서치는 공신력이 확보되지 않은 곳입니다. 독립리서치라 불리는 민간리서치 자료에 대한 거래소의 공식 대응은 오히려 해당 회사에 대해 공신력을 강화할 수 있어 투자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습니다."
 
최근 불거진 국내 증시 지수 산정과 관련해 독립리서치 회사인 리서치알음이 '허구와 사실'에 대한 보고서를 연이어 발간하고 비판의 수위를 높이자 한국거래소가 내놓은 답변이다. 거래소 측이 공신력과 관련한 발언을 내놓으면서 민간리서치의 존재 가치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현재 국내 독립리서치는 2016년 설립된 리서치알음 이후 최근 1년여간 밸류파인더, 한국금융분석원, FS리서치, CTT리서치 등이 연달아 생겨났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을 계기로 동학개미 열풍이 불면서 시총 5000억원 미만의 중소형주 등에 대한 주식투자 정보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독립리서치의 창업도 덩달아 붐이 일었다. 반면 독립리서치를 분류하는 법적 기준은 모호하다. 때문에 거래소 측이 지적한 공신력 부분에 대해 일견 이해는 된다. 현재 자본시장법상 독립리서치는 금융투자업이 아니라 유사투자자문업으로 분류된다. 금융투자업은 투자매매·투자중개·집합투자·투자자문·투자일임·신탁업 등으로 나뉘는데 독립리서치는 해당 사항이 없다.
 
한 독립리서치 관계자는 "현업에서 뛰던 애널리스트, 펀드매니저, 프라이빗뱅커(PB) 등이 회사를 나와 창업을 하고 기업과 시장 관련 보고서를 발간하는데, 제도적으로는 여전히 '주식리딩방'과 같은 취급을 받는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 관계자는 "대학병원에서 전문의를 하던 의사가 개인병원을 개원한다고 했어도 이런 취급을 받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모호한 법적 현실에서도 리서치알음이 잇따라 국내 증시의 지수 산정 문제, IPO(기업공개) 고평가 문제, 물적분할 이슈 등 자본시장 개선과 관련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은 반갑다. 눈치보기에 급급한 제도권 리서치센터가 하지 못하는 일을 하고 있어서다. '따상', '물적분할 후 상장 추진' 등 시장 왜곡과 관련한 이슈에 대해서는 이미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두고 있다.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한국거래소 역시 민간리서치의 공신력에 대해 운운할 것이 아니고 올바른 방향으로 시장이 나아갈 수 있게 열린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이다.
 
'매수 일색'의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보고서가 판 치는 상황에서 고평가에 대한 분석도 마다하지 않는 소신 리포트에 공매도, 기업공개(IPO) 과정에서의 고평가 문제 등의 이슈에서 '사이다' 발언을 내놓는 독립리서치를 감독당국은 찍어 누를 것이 아니라 긍정적 방향으로 육성하기 위한 제도적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국내에서도 외국의 성공한 독립리서치 기관으로 분류되는 캐나다의 BCA리서치, 영국의 TS롬바르드 등과 같은 독립리서치사를 볼 날을 기다려 본다.
 
최성남 증권팀장
최성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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