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내 주요 대기업의 부채비율은 점차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현재 노사 갈등으로 파업이 진행 중인
대우조선해양(042660)은 매출액 1조원 기업 중 재무 건전성과 영업 실적이 모두 악화한 유일한 기업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CXO연구소가 발표한 '2000년~2021년 국내 1000대 기업 부채비율 변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 클럽'에 가입한 대기업 중 비금융 업체이면서 올해 1분기 기준 부채비율이 400%를 넘고, 1분기에만 영업적자와 순손실을 동시에 기록해 이른바 '삼중 악재'를 겪는 곳은 대우조선해양이 유일했다.
올해 3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자본총액은 1조6359억원, 부채총액은 8조9424억원으로 부채비율이 546.6%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3개월 이전인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 390.7%보다 155.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또 대우조선해양의 올해 1분기 영업적자는 4700억 원, 순손실은 4900억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작년 직원 평균 급여 6700만원…2012년보다 1000만원↓
이러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6700만원대로 지난 2012년보다 1000만원 정도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0년 대우조선해양의 직원 평균 급여는 7100만원 정도였고, 2012년 7700만원까지 오른 후 2015년까지 7400만~7500만원대를 유지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6000만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8년부터 2020년까지 7000만원대로 회복했지만, 지난해에는 6700만원으로 감소했다.
2010년~2021년 대우조선해양 직원 평균 연봉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다만 대우조선해양의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율은 13.2%를 기록해 2010년 이후 처음으로 10%를 넘었다. 이는 2020년 매출은 7조 원대에서 지난해는 4조원대로 36% 넘게 줄어든 것과 비교해 인건비 규모는 6800억원대에서 5900억원대로 13% 수준만 하락했기 때문이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15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은 4000%가 넘을 정도로 재무 건전성이 매우 심각했다"며 "이로 인해 경영 개선의 일환 중 하나로 2015년 당시 1만3000명이 넘는 직원 수도 3년 새 3000명 정도 감축한 1만명대 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는 8800명대로 9000명 미만을 유지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출 체격과 영업 내실 체력이 동시에 향상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해양의 향후 직원 수는 현재보다 더 적어지고, 급여 수준도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농후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00대 기업 부채비율, 2000년 323%→2021년 160%
이번 조사 결과 지난 2000년 당시 국내 1000대 기업의 전체 부채비율은 323% 수준이었고, 2001년 339%, 2002년 351%, 2003년 326% 등 300%대를 유지했다. 이후 2004년 264%로 300% 미만으로 떨어지기 시작했고, 2010년에는 189%로 200% 미만으로 낮아졌다. 또 2009년에는 153%로 최근 20년 중 가장 낮은 부채비율을 기록했고, 2020년과 2021년 최근 2년간도 160%로 조사됐다.
부채비율이 400%가 넘는 고위험 기업 수도 2000년만 해도 1000곳 중 157곳이었지만, 2006년에는 59곳으로 가장 적은 수를 기록한 이후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는 70곳 미만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요 업종별 부채비율 현황. (자료=한국CXO연구소)
운송업 다음으로 전기·가스업(142.1%), 건설(132.2%), 조선·항공우주업(122%) 순으로 부채비율이 높았고, 전자업은 47.3%로 가장 낮았다. 이중 국내 1위 기업
삼성전자(005930)의 지난해 부채비율은 30%밖에 되지 않아 재무 건전성이 매우 우수한 기업군에 포함됐다.
이외에도 △제약업(51.4%) △철강·금속(51.8%) △석유화학(58.1%) △자동차(60.9%) △정보·통신(72%) △식품(78.5%) △유통(87.2%) △기계(90.1%) 업종 등은 지난해 업계 평균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