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출마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이 18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뉴스토마토 김광연·장윤서 기자] 민주당 차기 당대표에 도전장을 내민 설훈·박용진 의원이 '셀프공천' 논란에 직면한 이재명 의원에게 날을 세우며 해명을 요구했다.
설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이재명 의원 공천과정이 누가 봐도 좀 이상하다 생각했다"며 "경기지사를 했으니 그 지역을 선택했다면 수긍했겠지만, 느닷없이 송영길 전 대표 지역구에 가고,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와 이상했다. 박지현 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한 폭로를 보니 이러한 흑막이 있었구나 싶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렇게까지 해서 국회의원을 해야 되겠다고 생각했는지, 이 점은 이해하기가 참 쉽지가 않다"며 "이재명 의원이 어떤 식의 해명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해명이 정확하게 나와야 되는데 아직도 안 나오고 있는 게 이상하다"고 꼬집었다.
설 의원은 "(셀프공천 요구가 사실이라면)당에서 논의를 해야 한다. 지금은 국회가 열려 있는 상황이기도 하지만, 당내에서 이게 어떻게 진행이 된 것인지 우선 진상을 정확히 알아봐야 할 것 같다"며 "법적으로는 문제가 없었지만, 도덕적으로 이게 있을 수 있느냐는 문제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박용진 의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이 의원이 차기 당대표가 될 경우 차기 총선에서의 공천 전횡을 우려했다. 그는 이날 오전 YTN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이 의원 (인천)계양을 공천과 관련된 문제점은 평가, 지적, 비판을 받아야 한다"며 "자신의 공천 문제조차도 압력을 가하고 셀프공천으로 갈 수 있었다면 총선에서 이 의원이 당대표가 됐을 경우 다양한 방식으로 사감공천, 공천에 대한 부당개입 등 논란이 벌어질 가능성이 충분히 있지 않겠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낙선한 후보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에 대한 평가보다는 모든 유권자들이 계양을 공천에 대한 비판으로, 정말 선거가 힘들었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며 "책임과 평가를 해야 하는 시점에 당이 불러서 나왔다고 했던 이 의원의 주장과 다르게 당에 불러달라고 요청했다는 이야기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지현 전 위원장은 지난 22일 "이재명 의원이 본인을(계양을에) '콜(Call)'해 달라고 직접 전화해 압박을 한 부분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간 당의 요청에 따라 지방선거에 출마했다는 이 의원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다. 박 전 위원장 주장에 대해 이 의원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침묵을 지켰다.
박 전 위원장 폭로 직후 당내에서는 이 의원을 겨냥한 비판들이 쏟아졌다. 당권 주자 강병원 의원은 페이스북에 "충격적인 일로 박 전 위원장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이 고문의 그동안의 주장은 모두 거짓이라는 얘기가 된다"며 "이 의원은 공천에 대한 상세한 입장을 밝히고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응천 의원도 "비대위 시절 박 전 위원장이 이 의원 공천에 비정상적으로 생각될 만큼 집요하게 집착했는데, 이제야 사정이 이해됐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6·1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인천 계양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다만, 자신의 정치적 근거지인 성남 분당갑 대신 인천 계양을 지역을 택하면서 명분 없는 출마에 대한 당 안팎의 비판이 이어졌다. 이에 이 의원은 당의 요구에 따라 출마를 결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김광연·장윤서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