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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유선, ‘이브’가 선물 같은 작품인 이유
입력 : 2022-07-28 오후 3:01:18
[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유선은 이번 작품 이브에 많은 애착을 가지고 있다. 그가 가지고 있던 연기에 대한 답답함, 그리고 누군가 자신을 믿고 배역을 맡겨준 것에 대한 고마움까지. 유선에게 이러한 복합적인 감정이 모두 담겨 있는 작품이 바로 이브. 그렇기에 유선은 이브라는 작품을 두고 선물 같은 작품이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tvN 드라마 이브13년의 설계, 인생을 걸고 펼치는 한 여자의 가장 강렬하고 치명적인 격정 멜로 복수극이다. 유선은 두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맡은 정당의 핵심 한판로(전국한 분)의 외동딸이자 LY그룹 안주인 한소라 역할을 맡았다.
 
유선은 “7~8개월 촬영을 하다가 마지막 촬영을 하고 마지막 방송까지 한 달이라는 시간이 있었다. 촬영이 끝이 났지만 계속 방송이 되니까 얼마 전까지 소라와 이별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계속 캐릭터에 머물러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되짚어 보면서 울컥하기도 한 거 보면 아직도 소라를 보내기에는 내게 미련이 남아 있는 것 같다고 종영 소감을 전했다.
 
유선은 이브를 선택한 이유로 답답함을 꼽았다. 그는 여지껏 연기를 해왔다. 하지만 어느 순간 뭔가 알 수 없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정체기, 답답함을 뚫고 나가고 싶었다. 그래서 나를 되짚어 보기 위해서 공연을 했다. 연극을 하면서 재점검의 시점에서 이브가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어 “13년 만에 공연을 하는 거라서 힘이든 상황에서 두개의 캐릭터를 병행해야 하는 순간이 왔다고 밝혔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유선은 숨이 막힐 정도로 벅찼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는 결과적으로 연극을 했던 것이 소라를 소화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다. 소라라는 캐릭터가 에너지를 발산해야 하는 캐릭터다. 연극에서 쏟아낸 에너지가 순환이 돼서 소라에게도 적용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그는 연극을 준비하면서 대본 분석을 하고 캐릭터 호흡, , 독백까지 치밀하게 분석하는 준비 과정을 그대로 소라에게도 입혔다고 말했다.
 
tvN 드라마 '이브' 유선 인터뷰' (사진=블레스이엔티)
 
이렇게 유선이 소라라는 인물에 필사적이었던 이유는 감독의 믿음 때문이었다. 그는 캐스팅 과정에서 다른 배우가 거론되기도 했을 텐데 감독님이 무조건 유선 배우가 했으면 좋겠다고 나를 선택해줬다. 그러한 감사함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 감독님의 안목을 증명하고픈 마음이 컸다고 솔직히 답했다. 더구나 유선은 배우로 정체기를 겪는 상황 속에서 주어진 것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는 실망감이 자책으로 돌아올 것에 대한 두려움이 커서 너무나 절실했다고 고백했다.
 
유선은 혹여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감독님에게 나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봤다. 더구나 전작과 전혀 다른 이미지의 캐릭터임에도 나를 선택한 이유를 물어봤다. 감독님이 그동안 내 작품을 보면서 어떤 작품을 자신과 같이 하게 될지 모르지만 꼭 해보고 싶었다고 했다. 소라라는 캐릭터를 놓고 나를 떠올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선은 감독의 고집과 뚝심에 감사함을 전하기도 했다.
 
유선이 연기한 소라라는 인물은 악역임에도 지금껏 봐왔던 악역과는 조금 다르다. 때로는 아이 같은 면모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너무나 처연한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오기도 했다. 유선은 배우들의 명연기로 만들어낸 레전드 악역이 많다. 한소라를 지금껏 보지 못한 악역으로 만들기 위해서 고민을 했다. 대본을 보면서 눈에 띄었던 건 천진함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부모에게 사랑을 받지 못하고 판로의 기준에 부합하는 딸이 되기 위해서, 그리고 아빠의 목적을 위해서 자라난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처 어른이 되지 못한 인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판로에게 학습되어 경쟁자를 짓밟고 무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도 이라엘(서예지 분)이 다가오면 솔깃하고 아빠에게 폭행을 당했으면서도 다급하면 아빠에게 가장 먼저 전화를 하는 인물이라고 했다. 더불어 그런 점에서 포인트를 찾아서 천진함을 보이면서도 무서울 때는 무섭고 내추럴한 자아는 아이 같은 자아를 가진 인물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tvN 드라마 '이브' 유선 인터뷰' (사진=블레스이엔티)
 
유선은 이번 작품에서 탱고를 추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선은 부담이 많이 됐다. 사실 서예지가 초반부터 탱고를 추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음이 급해서 내가 먼저 연습실을 찾아갈 정도였다. 음악도, 안무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탱고 스텝을 연습하는데 2달을 쏟았다고 말했다. 또한 이후에 음악이 나오고 안무가 나와서 한달 반 정도 연습을 했다고 밝혔다.
 
유선은 탱고와 더불어 매번 등장할 때마다 입었던 의상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유선은 그것 때문에 몸을 만들기 위해서 PT도 했다. 한소라의 강직함을 보여주기 위해서 근육도 만들고 팔 근육도 만들었다. 어느 때보다 체중 감량도 했다. 어떤 옷을 입어도 소화할 수 있게 유지하는 게 부담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운동을 싫어하는데 작품 때문에 운동을 열심히 하고 피부도 신경 쓰고 머리도 찰랑찰랑하게 관리를 했다. 외적인 부분을 위해서 의상 피팅도 많이 했다. 정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무엇보다 유선은 마지막 회에서 광기 어린 소라를 완벽하게 연기해 조커 소라라는 애칭을 얻기도 했다. 그는 너무 좋은 장면이고 잘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을 했다. 광기 어리게만 되면 섬뜩한 분위기만 느껴질 것 같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선은 먼저 소라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단다. 그리고 미리 집에서 연습을 하는데 눈물이 났다고 했다. 유선은 촬영을 시작하자마다 마음이 무너졌다. 윤겸과 법적으로 남남이 되면서 소라는 한없이 초라해진 자신을 견딜 수 없어서 미친듯이 화장을 하다가 어느 순간 자신의 모습에 처량함을 느끼고 웃음이 나고 복잡한 마음이 교차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tvN 드라마 '이브' 유선 인터뷰' (사진=블레스이엔티)
 
유선은 이렇게 사랑한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모든 캐릭터를 사랑하고 기억하지만 한소라라는 캐릭터 만큼 쏟은 애정과 열정은 처음인 것 같다. 지금의 최애 캐릭터는 한소라다고 말했다. 또한 연기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는 지점에서 만난 캐릭터라 그걸 뚫고 나갈 수 있는 비상구 같은 존재라 더 애정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끝으로 배우는 가능성을 믿어주는 사람에게 발굴된다. 지금껏 보여준 모습을 답습해 캐스팅이 되는 경우가 많지만 보여주지 않은 가능성을 믿고 맡겨준 것에 감사하다. 스태프들의 응원을 많이 받았고 동료 배우들과 함께 즐거웠다. 이런 이들과 이별하는 게 아쉬움으로 남는다. 모든 사람과 정이 들어서 어느 때보다 떠나 보내기 어렵고 가슴 깊이 담아두고 싶은 작품이다고 소회를 밝혔다.
 
tvN 드라마 '이브' 유선 인터뷰' (사진=블레스이엔티)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신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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