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지난 26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 참석해 '민주당 집권 5년 반성과 교훈'이라는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유력 당권주자인 이재명 민주당 의원이 의원들을 비판할 수 있는 공식 통로를 만들어 문자폭탄 부작용을 개선하겠다는 제안을 하자, 당내 '미스터 쓴소리'로 불리는 조응천 의원이 반발하고 나섰다. 조 의원은 자신이 문자폭탄의 표적이 될 것이 분명하다며 "이게 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냐"고 따져 물었다.
조 의원은 지난 3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 출마선언을 하면서 '국민이 그만 됐다고 할 때까지 '민주당'만 빼고 모든 것을 바꾸겠다'고 강조한 게 아직도 귀에 생생하다"며 전날 이 의원이 경북 안동에서 한 발언을 소개했다.
이 의원은 지난 30일 고향인 경북 안동의 안동수산물도매시장에서 열린 경북 북부·중부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에서 "당원들이 당에 의사를 표현할 통로가 없다. 그래서 의원들의 번호를 알아 내 문자를 보내는 것"이라며 과격한 문자폭탄을 보내는 이유 중 하나로 불만을 표출할 통로가 없는 점을 들었다. 해결책으로 이 의원은 "당에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어서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 해 '오늘의 가장 많은 비난을 받은 의원', '가장 많은 항의 문자를 받은 의원' 등을 해보고자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조 의원은 "강성당원들 생각과 다른 발언을 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군에 속하는 저로서는 영업사원 실적 막대그래프를 쳐다보는 것 같아 쫄리지 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진정 이것이 (이 의원이 말했던)새로운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만드는 길이라 생각하느냐"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소신파인 '조금박해'(조응천, 금태섭, 박용진, 김해영) 중 한 명으로 불리는 등 민주당내 쓴소리꾼으로 유명하다. '검수완박' 등에서 당론과 다른 목소리를 내 강성 당원들로부터 문자폭탄 세례에 시달렸던 조 의원은 "문자폭탄은 소통과 토론을 막아 당심과 민심의 거리감을 생기게 한다"며 당 차원에서 근절을 주문한 바 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