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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공매도 통계시스템 허점, 불법공매도는 누락
한투증권 규정 위반 공매도 1.4억주 '전량 누락'
입력 : 2022-08-02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공매도 통계에 허점이 드러났다. 기관에서 공매도 거래를 '일반 매도'로 처리하면 사실상 통계에 잡히지 않고 있어서다.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만든 '공매도 과열종목'은 해당 통계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사실상 시장의 통제 및 관리감독이 방치돼 있단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일 한국거래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기관이 직접 '공매도'라고 표시하지 않는 거래는 통계상 일반 매도 로 집계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공매도 거래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소 통계에선 누락, 깜깜이 공매도가 되는 것이다.
 
집계에서 누락된 공매도 거래는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공매도 규정 위정을 받은 한투증권 사례만 놓고 봐도 개별 종목별로 많게는 3년치 공매도 거래량 전체의 5% 이상이 집계 누락됐다.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KT 한 종목에서 발생한 공매도 거래량은 총 2421만6682주, 같은 기간 한투증권 발 누락된 공매도 거래량은 126만3056주에 달한다.
 
이는 3년 전체 거래량의 5.2%에 달하는 수준이다. 신한지주 종목에서 누락된 한투증권의 공매도 비중 역시 4.5%로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추가로 누락된 공매도 물량이 더 많을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매매 거래를 하는) 일반 관리자가 주문 분류에서 공매도를 직접 표시해야 하는 과정이 있는 만큼 실수가 나올 수는 있을 것"이라며 "단순 실수지만 누적될 경우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의정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는 "우리나라가 IT 강국인데 주식시장만큼은 강국이 아니라 세계 최후진국 수준이라고 본다"며 "불법 공매도가 한국투자증권뿐만이겠다는 생각이 들고, 금융당국이 증권사 전수 조사를 해주시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 역시 사람이 하는 일이다보니 시스템을 개편하거나 할 경우 주문상 실수가 나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구멍난 통계로 인해 거래소의 공매도 과열 종목 제도도 오류가 났을 가능성이 크다. 현재 거래소는 투자자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계상 공매도 거래대금과 비중 등을 토대로 '공매도 과열종목'을 지정하고 하루동안 거래를 금지시키고 있다.
 
공매도는 흔히 주가에 하방 압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있기 때문에 공매도가 급증할 경우 거래소가 이를 적극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작년 공매도 재개와 함께 마련된 제도다. 
 
반면 금융당국과 거래소는 사후 적발이 최선이라는 입장이다. 전산 시스템 상 기관의 자체 표시 없이 공매도 통계를 잡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번 한투증권의 규정 위반도 2년 전 금융감독원이 기관들의 공매도 거래 잔고와 거래소의 잔고를 비교하는 특별 점검 과정에서 적발됐다.
 
거래소 관계자는 "증권사 등 기관이 공매도 주문 시스템을 개편하고 주문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발생할 수 있으며 100% 차단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공매도 재개 이후 거래소에 공매도 전담반이 생겨서 지금은 정기적으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며 "주문 실수가 발생할 순 있어도 한투증권처럼 장기간 방치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규정 위반으로 10억원의 과태료 제재 조치를 받은 한국투자증권의 공매도도 모두 거래소 집계에서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7년 2월부터 2020년 5월까지 3년3개월 간 한국투자증권의 규정 위반 공매도 물량은 약 1억4089만주(약 6조원어치)다. 한투증권은 차입 공매도 계좌로 공매도 주문을 넣으면서 차입 공매도 표시를 하지 않은 채 거래를 진행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
 
우연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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