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대회에서 정견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장윤서 기자] 박용진 민주당 의원이 같은 '97(90년대학번·70년대생)그룹'의 강훈식 의원에게 섭섭함을 토로했다.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 대세론의 이재명 의원에 대항하기 위해, 또 계파갈등에서 벗어나 세대교체와 민주당의 혁신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해서 단일화를 주장했지만, 강 의원이 미지근한 반응을 유지하면서다. 박 의원은 강 의원이 말하는 "비전 경쟁이 먼저"라는 주장에 대해서도 "강 의원이 말하는 비전 경쟁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1일 <뉴스토마토>와 만난 자리에서 강 의원에 대한 실망과 섭섭함을 드러냈다. 박 의원은 지난달 28일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 통과 직후 강 의원과의 단일화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앞서 예비경선 과정에서도 '양강양박'으로 불렸던 97주자들을 포함해 설훈, 김민석 의원 등과의 단일화를 추진했지만 이견으로 무산됐다.
강 의원은 지난 주말 기자간담회에서 “지금은 미래연대와 비전경쟁에 집중할 때"라며 "본선에서는 일반 당원과 국민들께 강훈식을 제대로 알리겠다는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했다. 하루 뒤인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서는 "지금은 후보 단일화의 시간이 아니라 유권자들이 우리를 판단하는 시간"이라며 "제 비전을 설득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상대적으로 이재명, 박용진 두 주자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상황에서 최대한 시간을 벌어 자신을 알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다만, 당 일각에서는 그가 이재명 의원과의 선긋기에 소극적인 점을 들어 사실상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어대명'에 맞서 이기기보다 최대한 자신을 알려 차기 주자로 입지를 굳히겠다는 심산이라는 풀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강 의원이 말하는 비전과 미래 경쟁이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겠다”며 “강 의원의 발언이 너무나 실망스럽다”고 서운한 내색을 표했다. 박 의원은 계속해서 단일화에 매진하는 한편 예정된 지역 일정 등은 계획대로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박 의원은 광주, 대구 등에서 지난 대선과 달리 분위기가 좋다며 물 밑의 변화를 자신했다. 그는 “민주당이 잘못된 길을 갈 때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며 “어대명으로는 민주당의 앞날이 어려워질 수 있다. 다행히 당내에서 도와주겠다는 분들이 계속 모이고 있어 최선을 다해보려 한다”고 했다.
장윤서 기자 lan486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