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국민의힘이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확대하기 위해 관련 법 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해당 개정안대로라면 국내 대기업의 세금 감면액이 13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 결과가 나왔다.
3일 국회에 따르면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는 지난 2일 반도체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기본 20%, 중견기업 25%, 중소기업 30%, 초과분은 5%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반도체 대기업이 받을 수 있는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은 최대 25%다. 특별위원회는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오는 4일 발의할 예정이다.
나라살림연구소가 해당 개정안을 지난해 기계·장치 취득액에 대기업이 받을 수 있는 최대 세액공제율 25%를 적용해 감면세액을 추산한 결과
삼성전자(005930)의 세금 감면액은 10조9657억원,
SK하이닉스(000660)의 세금 감면액은 2조1395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해 12월에도 조세특례제한법이 개정되면서 현재 반도체를 포함한 배터리, 백신 연구·개발(R&D)과 시설투자에 대한 세액공제율이 확대된 상태다. 개정된 조세특례제한법 10조와 24조에 따라 현재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은 R&D 비용의 최대 40%까지, 시설투자 비용의 최대 10%(당기분 6%와 증가분에 대한 추가 공제 3%~4%)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연구소가 현행 조세특례제한법을 적용해 R&D 비용에 대한 감면세액을 분석한 결과 삼성전자의 세금 감면액은 9조382억원, SK하이닉스의 세금 감면액은 1조6179억원으로 파악됐다.
양향자 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이 지난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특별위원회 활동 성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인 지난달 22일 산업통상자원부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 전략'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기업의 R&D와 시설투자 비용에 대한 세제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해당 방안은 반도체 대기업의 시설투자에 대해 중견기업 세액공제율과 단일화해 현행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인 6%~10%에서 8%~12%까지 높이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정부와 여당이 올해부터 시행되고 있는 반도체 대기업의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확대해야 한다면 세액공제 결과 실제로 투자가 늘었는지를 확인한 평가 결과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며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실증 평가가 없는 상태에서 세액공제율을 추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기존의 세액공제율 확대 정책의 효과를 확인하기도 전에 세액공제율을 변경함으로써 시장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하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반도체특위안을 적용한 2021년 시설투자와 R&D 세금 감면액은 삼성전자 20조원, SK하이닉스 4조원으로 추정되고, 이는 연결재무제표상 법인세 비용의 각각 149%, 99%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사실상 두 기업의 법인세 납부액은 명목세율인 25%가 아니라 법인세 최저한세액인 17%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