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내 스타트업 기업들의 베트남 진출을 돕고 미래 먹거리 산업의 토대를 마련하는 경제 분야 일정으로 6박7일 간의 아세안 전략도시 해외출장을 마무리했다.
베트남 출장 중인 오 시장은 지난 3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정부가 세계적인 첨단기업 유치를 위해 조성한 3대 첨단 클러스터인 사이공 하이테크파크에 입주한 삼성전자 호치민가전복합(SEHC)을 방문해 제품생산현장과 제품 전시관 등을 시찰했다.
SEHC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장으로 동남아, 유럽, 미국 등 100여 개국에 수출되는 TV, 세탁기, 냉장고, 청소기 등을 생산한다. 전 세계 삼성전자 가전공장 중 두 번째, TV 생산시설 중 세 번째로 크다. 작년에만 48억9400만달러에 달하는 수출액을 달성했다.
오 시장은 “동남아 쪽에 생산 공장들이 입주하는 게 사실은 안전판 역할을 하는 거다. 베트남의 입지 조건은 어떤지 어떤 조건으로 기업들을 유치하는지 중국과 비교해서는 어느 정도 유불리가 있는지 주안점을 갖고 봤다”며 “앞으로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중국 갔을 때도 보고 비교를 하게 되면 국가 중장기 산업전략을 펴는데 참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전<현지시간> 사이공 하이테크파크 내 위치한 호치민 삼성전자 가전복합단지의 제품전시관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날 오후엔 서울창업허브 호치민에서 베트남 응우웬 호앙 장 과학기술부 차관과 스마트모빌리티 등 미래먹거리 산업분야 기술제휴와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선포식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현우 서울산업진흥원 대표와 베트남 과학기술부 산하 NATEC(기술기업·상용화 개발국)는 공동협력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이번 LOI는 미래 유망산업으로 주목받는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국내 기술기업이 베트남 현지에 진출할 수 있도록 기업발굴부터 기술제휴, 산학협력 등을 중점 지원하는 내용이다. 베트남 과기부는 남부지역 과학기술정보센터 내에 서울-호치민 기업 간 기술제휴와 R&D를 위한 별도 사무공간 ‘서울-호치민 테크 트레이드센터’를 제공·운영할 예정이다. SBA는 베트남 과학기술부, 호치민대학교, 휴텍대학교 등 베트남 유관기관과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해 현지 진출 기업들의 인재 채용을 지원할 계획이다.
베트남은 2050년 전기자동차 100% 전환을 목표로 국가적으로 전기차 확대를 위한 등록세·특별소비세 감면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 중이다. 스마트 모빌리티 분야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자,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시장으로 꼽히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서울창업허브 호치민에서 김현우 sba 대표, 응우옌 만 끄엉 베트남 과학기술부 남부청장, 응우웬 호앙 장 베트남 과기부 차관과 SBA-NATEC 스타트업 해외 액셀러레이팅 고도화 LOI 체결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이어 오 시장은 베트남 과기부 남부청과 협력해 작년 5월 해외 도시 최초로 호치민 남부지역 과학기술정보센터에 운영 중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팅 거점 ‘서울창업허브 호치민’을 방문해 현지 진출 스타트업 15개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들 스타트업들은 한국에서의 비즈니스 경험을 바탕으로 이커머스, 부동산 플랫폼, IT 아웃소싱, 모바일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 모바일 호텔 예약, AI 피부 진단 등의 사업을 펼치고 있다.
베트남 최초의 모바일 기반 오토바이 거래 플랫폼 서비스인 오케이쎄의 경우 런칭한 지 2년 반만에 800만 명 이상의 사용자가 앱을 사용하고 있다. 지난달에만 10만대가 넘는 오토바이가 거래 등록돼 월간 등록 거래액이 1300억원을 넘어서서 올해 1조 원 규모의 거래액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에는 운행 중인 오토바이가 6200만대에 달할 정도로 활성화됐으나, 오프라인 시장이 재래식 구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 여기에 착안한 오케이쎄는 SBA의 지원을 바탕으로 105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현재 베트남 오토바이 거래 분야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우석 오케이쎄 대표는 “한국처럼 투자 문화가 잘 백그라운드 갖춰진 국가에서 시작을 했기 때문에 베트남 스타트업들이 가질 수 없는 투자 유치라는 굉장한 이점도 활용할 수 있었다”며 “처음에 알려지지 않았을 때 좋은 사람들을 채용하는 과정들이 굉장히 어려웠는데 이런 부분을 도움을 받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서로 연결을 하라고 만든 조직(서울창업허브 호치민)에서 정부가 못하는 일은 또 서울시가 보완을 해서 일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을 줘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네트워킹을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고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사업 기회도 만들어 성공 스토리를 많이 쓰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관광·경제 세일즈를 위해 베트남을 방문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오후<현지시간> 서울창업허브 호치민 8층 회의실에서 열린 베트남 진출 서울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