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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린이가 온다①)채권 투자가 뜬다…개미들 올해만 10조 투자
안전자산 찾는 개미…채권 순매수, 통계 집계 발표 후 최대
입력 : 2022-08-26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고액 자산가나 기관투자가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채권 투자에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가 몰리고 있다. 최근 글로벌 증시가 약세장에 진입하면서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선 이자율이 4% 이상인 우량 회사채들도 늘어난 데다, 원금과 이자수익에 더해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시선도 채권에 쏠리고 있는 모습이다. 증권사들도 개인을 상대로 채권 매수 편의성을 높이고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채권 투자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2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4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개인투자자는 채권을 10조4713억원 순매수했다. 개인의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인 4조5675억원의 두 배를 넘어서는 액수다. 개인투자자의 연간 채권 순매수 규모가 10조원을 넘은 것은 금투협이 투자자별 채권 거래 규모를 공개한 지난 2006년 이후 처음이다.
 
채권 시장에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유입된 것은 국내증시가 하락장에 들어서면서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내 증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
 
반면, 기준금리 인상으로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채권 수익률은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이자율이 4% 이상인 AA 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금투협 최종호가 수익률 기준 지난 24일 회사채(무보증 3년) AA- 등급의 금리는 연 4.298%로, 지난해 말 2.415%보다 1.883%포인트 상승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금리 상승으로 채권 가격이 낮아진 점도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인 요인이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금리가 올랐을 때 채권을 싸게 매입할 수 있는데, 향후 금리 하락 시에 매도할 경우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
 
그간 채권 시장은 고액 자산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다. 채권은 주식에 비해 거래가 어렵고 정보가 많이 없으며, 가입 한도도 높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들어 채권 투자 장벽이 낮아지고 투자 편의성이 높아지고 있다. 최소 투자 단위가 1000원까지 낮아진 데다 증권사 지점을 통하지 않고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나 HTS(홈트레이딩시스템)로 매수가 가능해졌다.
 
채권 시장에서 개인투자자들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개인투자자 잡기에 나서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3일 ‘TIGER투자등급회사채액티브’ ETF를 신규 상장했고, 같은 날 삼성자산운용은 ‘KODEX ESG종합채권 액티브 ETF’와 ‘삼성 KODEX 국고채 30년 액티브 ETF’ 2종을 신규 상장했다. 올해 신규 상장된 채권형 ETF만 14개로 지난해 연간 기록(6개)을 넘어섰으며, 올해 20여개의 채권형 ETF 상장이 예상되고 있다.
 
최근 삼성증권은 연 4%대 특판 채권 300억원어치를 MTS를 통해 판매해 27분 만에 완판했으며, 이달 판매한 월이자지급식채권도 1000억원을 완판했다. 삼성증권은 “매수 고객 중 62%가 온라인 채널을 통해 채권을 매수했고, 온라인 매수금액도 다양해, 온라인 채권 매매가 대중화되고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대호 KB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채권에 접근하게 만드는 힘은 결국 금리”라면서 “정기예금 대비 100bp(0.1%포인트) 이상의 금리 매력과 액면가 이하의 절세 투자 매력이 단기 여유자금을 이동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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