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으로 요양병원 및 요양시설 등의 대면 면회가 금지된 25일 오후 경북 경산시 옥산동 양지요양병원 안심면회실에서 병원 관계자가 비접촉 면회를 앞두고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고은하 기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 건수는 줄었지만 위중증·사망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이 같은 양상은 감염취약시설(요양병원·시설)에서 나타나고 있다. 이에 감염취약시설에 대한 집중관리가 여전히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감염취약시설의 감염관리료 지원보단 감염관리자 교육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25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는 11만3371명 증가해 누적 2270만1921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규모는 감소했지만 전날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108명이다. 현재까지 누적 사망자는 2만6332명(치명률 0.12%)다.
지난 24일 정례브리핑에서 정기석 국가감염병위기대응자문위원장은 "아직도 사망자의 3분의 1 정도가 감염취약시설에서 나오고 있다"며 "이분들이 철저하게 보호가 된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0.04~0.06%에 해당하는 치명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감 치명률인 0.03% 수준으로 떨어진다면 국민들이 더 안심하면서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정기석 자문위원장은 "제대로 관리가 안 되는 감염취약시설은 각 지자체에서 관리해야한다"며 "감염관리자 지정이 법적으로 돼 있지 않은 곳은 법을 개정해서라도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요양병원이나 정신병원급에선 감염관리자 교육이 80%가 완료된 걸로 안다"며 "나머지 20%는 전혀 교육을 안 받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교육이 없는 곳에선 당연히 감염관리가 잘못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요양시설에선 의료인들의 숫자가 적고 지식의 정도가 약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현재 훨씬 더 많은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 시설에서 일하는 감염관리자들은 적어도 3번 정도의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교수는 "병원에 새로 들어오는 간병인들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며 "교육을 완료하지 않을 시에 간병인 일을 할 수가 없어야 하는데 현재는 그런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감염이 많이 나오는 이유는 환자 한명을 접촉하고 난 후 손을 깨끗이 씻거나 일회용 장갑을 계속 번갈아 착용해야하지만 그렇게 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감염관리취약시설에서 일하는 분들을 대상으로 신속항원검사를 일주일에 2번, 2~3일 간격으로 받아야한다"며 "확진자가 많을 때는 자주 시행하고 줄어들면 적게 시행하는 등 이런식이 프로토콜을 만들어서 준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단 감염취약시설에는 고위험군(기저질환·고연령)들이 많이 몰려 있다는 것 자체가 위험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선 비용 대비 효과가 좋은 시설 구조를 가지고 있다"며 "즉 감염관리에 있어서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국내 고위험 시설에서 구조적인 취약성이 중요한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감염관리자를 지정해 교육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병상 간의 간격과 밀집도 등 전반적인 시설에 대한 도움이 있어야 한다"며 "감염관리자가 지정됐다고 해도 충분한 활동을 하려면 지원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감염관리자 취약시설에서 관리가 잘 이뤄지지 못하는 건 의료 체계 전반적 구조에 가까운 문제"라고 설명했다.
고은하 기자 eunh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