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우연수 기자] 증시 횡보장 속에서 유통주식수가 적은 소위 '품절주'가 부각되고 있다. 약세장 속 특별한 테마조차 부재할 때 품절주들은 약간의 거래량 변화만으로 시세가 급변해 '단타족'들의 성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매도세가 조금만 몰려도 주가가 쉽게 빠질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손실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지사(030960)는 최근 한달(8월1일~9월1일) 중 장중 5% 이상 오르거나 내린 날이 14거래일에 이른다. 총 23거래일 중 절반 이상 급등락한 것이다.
양지사의 급등락에는 특별한 이슈가 없다. 극심한 시세 변동에 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는 양지사를 투자주의종목과 투자경고종목으로 지정하고 풀기를 반복했지만, 주의·경고가 풀리는 날이면 또 다시 급등하곤 했다.
양지사 주가 변동이 심한 배경으로는 유통주식수가 적어 변동성에 크게 노출돼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지사는 전체주식수 1598만주 중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주식 수가 1207만여주를 차지하며 자사주가 224만여주에 달해, 실질 유통주식수는 전체의 10.4%에 불과한 166만5808주다.
주식 발행량이 적거나 유통되는 주식 수가 적어 시장에서 거래되는 물량이 적은 주식을 소위 '품절주'라고 한다. 품절주는 적은 거래량 만으로 가격 상승과 하락폭이 커 단기적으로 수익을 내려는 '단타족'들이 특히 선호하는 종목이다.
양지사 외에도
신라섬유(001000),
코데즈컴바인(047770),
금비(008870) 등이 특별한 이슈 없이 시세 급변을 보이며 부각되고 있다. 한달 간 신라섬유의 주가가 5% 이상 등하락한 날은 10거래일에 달하며 코데즈컴바인이 9거래일, 금비가 8거래일로 집계됐다. 이들 역시 실질 유통주식수 비율이 전체의 40%가 안돼 투자자들 사이에선 품절주로 분류되고 있다.
온라인 상에서는 품절주 종목 리스트가 공유되는 등 품절주가 하나의 테마주로 인식되고 있다. 시황 급변동에 따른 시세차익을 노리기 용이하기 때문이다. 다만 특별한 이슈나 펀더멘탈의 변화 없는 주가 변화인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임태훈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유통주식수 부족 종목들은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저해되는 측면이 있으며, 대부분 주가가 급등 이후 제자리로 돌아온다. 특히 과거 유상증자 이후 유통주식수가 1% 수준이었던 코데즈컴바인은 주가 급등에 2016년 코스닥 시가총액 2위까지 올랐으나 두달 만에 18만원대에서 7000원대로 회귀했다. 역시 한자릿수 유통주식수 비율을 가졌던 코아로직(현 시너지이노베이션)과 나노스 역시 주가 급등 후 약 반년 간 주가가 하락하며 되돌림을 겪었다.
거래소도 가격 급변에 따른 주의를 안내하고 있다.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금비를 '스팸관여 과다'로 투자주의종목에 지정했다. 스팸관여과다종목이란 주식 관련 스팸 문자 신고 현황을 토대로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신고된 영리목적 광고성 정보의 신고 건수와 주가, 거래량이 일정 기준 이상 증가한 종목을 뜻한다. 양지사 역시 주가 급변동으로 인해 투자주의종목과 투자경고종목으로 각각 지정된 바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품절주는 테마주의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유통주식 수가 적은 종목들은 수급이 약간만 무너져도 주가가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종목들이기 때문에 그런 영향을 받아서 테마주처럼 움직이고 있는 게 아닌가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품절주는 거래하고 싶어도 물량이 부족한 종목들"이라며 "때문에 시장의 가격 발견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할 가능성을 충분히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우연수 기자 coincidenc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