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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하고 환기 안 하면 역사 바로 잡지 못한다"
진상규명 위한 다큐멘터리 제작
입력 : 2022-09-1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윤민영 기자] 간토대진재 100주기를 1년 앞두고 정치권과 시민사회는 역사를 기억하기 위해 공동으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특별법 제정과 여론 환기를 위한 각자의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6·15공동선언실천 해외측위원회·민족문제연구소·시민모임 독립 등 50여개 시민사회 단체가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를 공식 발족했다.
 
추진위는 △간토대학살진살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정 추진 △간토제노사이드 국제학술회의 △99·100주기 한국 추도식 공동주최 및 일본 지역 추도식 참석 △간토 역사 상설전시 △국제사회에 간토제노사이드 문제 소개 등의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표적인 시민사회단체인 시민모임 독립은 내년 간토대진재 학살 100주기를 앞두고 국민 여론 환기를 위해 각종 기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간토대진재 사건에 있어 중요한 점은 특별법 제정 이외에도 '기억'하고 '환기'하는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현재 인디컴의 김태훈 감독과 공동기획으로 간토대학살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다. 간토대진재 사건을 조명하고, 그동안 시민사회단체가 진상 규명을 위해 진행한 사업을 짚어보는 것이 주제다. 일본의 시민단체들이 간토대진재 사건의 진상 규명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는 활동들도 알린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내년 8월15일 광복절에 맞춰 지상파 방영이 될 예정이다. 극장판의 경우는 내달 퍼블릭 펀딩을 시작으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펀딩은 자금 모금의 목적보다는 간토대진재 사건의 진상 규명에 대한 국민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다. 참여하는 국민은 극장판 다큐멘터리의 엔딩 크레딧에 이름이 올라가게 된다.
 
도서 출간도 앞두고 있다. 현재 재일교포 3세 작가가 간토대진재와 관련해 쓴 책이 일본에서 발표가 됐는데, 이를 국내에도 출판하기 위해 시민모임 독립의 회원임 무라야마 도시오 회원이 번역을 진행하고 있다.
 
내년 100주기 기념 행사를 위한 음악회도 추진될 전망이다.
 
앞서 지난 두 달간은 시민모임 독립의 회원들이 차례로 일본 대사관 앞에서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기도 했다. 폭염에도 불구하고 50여명의 회원들이 일본 정부에 진상규명과 사과를 촉구하고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1인 시위에 참여했다.
 
정치권에서는 추석이후 늦어도 10월 초에는 특별법 제정을 발의할 예정이다. 2014년 한 차례 대표 발의를 했던 유기홍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번에도 나선다.
 
박덕진 시민모임 독립 대표는 "특별법을 제정한다고 해서 일본이 단시간에 간토대진재에 대한 국가적 범죄를 인정할 가능성은 낮다"라며 "앞서 언급한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의 사례처럼 사과하는데만 800여년의 세월이 걸리지 않았나. 이는 후대가 역사를 잊지 않고 기억했기 때문에 가능한데, 그 무기는 다큐멘터리든, 출판이든 어떠한 형태로 '기록'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간토대진재 사건은 1923년 9월1일 일본 관동지역에서 발생한 대지진과 화재를 구실로 도쿄 등 일대에서 6000여명의 조선인이 학살된 '제노사이드' 범죄다. 당시 간토대지진으로 인해 주택 45만채가 파괴되고 사망자가 10만명 이상으로 추정되면서 일본 민심은 극도로 흉흉해졌다. 급기야 조선인이 방화·강간 등을 저질렀다는 유언비어가 번지면서 일본은 계엄령을 선포했고, 이는 일본 민간인들이 자경단을 조직해 조선인을 무차별적으로 학살하는 계기가 됐다.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가 지난 7월12일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사진=윤민영 기자)
 
윤민영 기자 min0@etomato.com
 
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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