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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공급' 청년·고령층 주도…빈곤 고령층 노동 늘고 청년 생계
고령층 경활률, 2010년 대비 7.3%포인트↑
입력 : 2022-09-13 오후 2:56:01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30~59세 핵심노동연령층보다 고령층·청년층 중심의 노동공급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고령층의 경우 집값 상승에 따른 자산 불평등이 확대되면서 빈곤한 고령 계층의 노동공급이 증가한 반면, 중산층은 소폭 줄어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청년층의 경우는 높은 대학 진학률과 낮은 혼인율로 경제활동 참여가 늘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5~29세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은 2010년 대비 각각 4%포인트, 7.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30~59세 핵심노동연령층의 경활률인 2%포인트와 비교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한은은 이중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의 주요 요인으로 집값 상승 등에 따른 '자산 불평등 확대'를 꼽았다.
 
고령층 가구의 순자산을 3분위로 나눠 보면 2017년 대비 지난해 모든 분위에서 순자산이 증가했으나, 증가폭은 순자산이 많을수록 크게 나타나 자산 불평등이 확대됐다.
 
순자산 분위별로 고령층 가구주의 취업 비율을 보면 2017년 대비 지난해 순자산이 큰 폭으로 증가한 3분위의 가구주 취업 비율은 소폭 하락(-0.3%포인트)했지만, 자산 증가율이 낮은 1분위의 경우 오히려 6.7%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2017년에서 2021년까지는 부동산 가격이 많이 상승했던 시기였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며 "최근 다른 연구 결과를 봐도 절대적으로 부가 늘었지만 상대적으로 더 가난해질 경우, 자신들이 가난해졌다고 느끼고 노동공급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고령층 가구 간 자산 불평등 확대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계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한은 측의 설명이다.
 
아울러 한은은 고령층 중 생활비 부족 등 재정적 사유로 계속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건강 유지, 일하는 즐거움 등의 사유로 경제활동 참여를 원하는 고령층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재정적 사유가 고령층 노동공급 확대의 주요인이라는 분석이다.
 
고령층 중 나이 및 현재의 직업 유무와 상관없이 계속 근로하기를 희망하는 인구 비중은 2015년 53%에서 지난해 62.6%로 상승했다. 이는 의료비 증가, 기대수명 증가 등의 영향으로 재정적 사유로 계속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데 주로 기인한다.
 
재정적 사유로 계속 근로를 희망하는 고령층은 2016~2021년 중 연평균 25만1000명 증가해 여타 요인(15만5000명)보다 높은 증가폭을 보였다.
 
이 밖에 공공부문 노인일자리의 증가도 민간부문에서 취업이 어려운 저학력 취약계층의 노동공급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청년층의 경우는 높은 대학 진학률, 미혼 비율 증가 등이 노동공급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노동공급이 활발한 고학력자(4년제 대학 졸업 이상)의 비중이 2015년 19.3%에서 올해 상반기 22.1%로 상승한 점이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고학력자의 경우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낮은 데다 임금도 높아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경향이 짙다. 실제로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청년층 저학력자 경활률은 평균 39.3%였지만, 같은 기간 고학력자 경활률은 77.6%로 나타났다.
 
기혼여성보다 미혼여성의 경제활동 참여가 더 활발한 가운데, 25~29세 여성의 미혼 비율이 상승한 점도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에 기여했다.
 
2015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5~29세 기혼여성과 미혼여성의 경활률은 각각 53.8%, 81.3%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같은 연령대 여성의 미혼 비율은 2015년 71.7%에서 올 상반기 85.1%로 13.4%포인트 상승했다.
 
아울러 스스로 생계를 책임지는 청년 가구주의 증가도 청년층 노동공급 확대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최근 들어 주거 비용이 큰 폭으로 상승하는 등 생활비 부담이 커지고 있는 데다 금융 부채도 증가하고 있어, 청년층 가구주들이 노동시장에서 이탈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한은은 청년층의 노동공급이 중장기적으로도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한편, 고령층의 노동시장 참여 확대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은 관계자는 "출산에 대한 경제적 지원 확대, 어린이집 설치 의무화 기준 변경 등을 통해 청년층 여성이 결혼·출산 후에도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한다"며 "기대수명 증가로 고령층의 노동공급 확대는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의 노동공급 확대가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13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노동공급 확대 요인 분석-청년층과 고령층을 중심으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15~29세 청년층과 60세 이상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경활률)은 2010년 대비 각각 4%포인트, 7.3%포인트 상승했다. 사진은 한 취업지원센터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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