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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칼럼)코로나19 금융지원, 출구전략도 필요하다
입력 : 2022-09-20 오전 9:00:00
당초 이달 말로 종료 예정이었던 코로나19 금융지원이 재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중소기업·소상공인에 대해 신규 대출, 대출 만기 연장, 원리금 상환 유예 등 총 317조7000억원의 금융지원을 실시했다.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시행된 금융지원은 같은 해인 2020년 9월 종료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6개월씩 총 네 차례나 연장됐다.
 
중소기업, 소상공인들은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고임금 등 '4중고'를 겪는 상황에서 금융지원이 종료되면 경영위기를 피할 수 없다는 얘기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나서 통화당국과 금융당국 수장을 만나 "중소기업·소상공인 만기연장·상환유예 조치도 금융당국이 금융권과 적극 협의해 상환 부담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코로나19 금융지원 재연장이 기정 사실화하고 있지만 채무조정 타이밍을 놓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금리 인상기에 추후 갚아야 할 이자만 눈덩이처럼 불어나 오히려 부실 위험이 커질 것이란 견해다.
 
만기연장 자체는 큰 문제는 아니지만 이자 상환 유예의 경우 추후 문제가 될 수 있다. 금리가 끝도 없이 오르고 있는데 나중에 갚아야 할 이자부담만 더 가중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코로나19 대출 만기 연장에도 불구하고 국내 은행권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0.41%로, 1분기 말보다 0.03%포인트(p) 하락했다.
 
지난 분기에 이어 또다시 역대 최저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개월 이상 원리금이 연체된 대출 비율인 연체율도 최저 신기록을 경신했다. 부실채권 비율과 연체율 등이 역대 최저를 기록하고 있지만, 정부의 금융지원 조치에 따른 착시효과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일괄적인 연장이 아니라, 이제라도 부실차주를 구분하고 선별적인 지원에 나서고 회수가 가능한 채권부터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위기 이전에도 금융지원 수혜업체 사업주는 비수혜업체에 비해 금융지원을 받은 이후 부채상환부담이 높아졌다는 연구도 있다.
 
융자와 보증을 중심으로 한 금융지원은 소상공인의 매출 감소를 일시적으로 상쇄시키지만, 언젠가는 상환해야 하는 부채가 더 불어나는 역효과도 있다는 지적은 간과하기 힘들다.
 
기존 금융지원 정책과 중복되면서 새출발기금 정책과 같이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정부는 금융지원 조치가 종료되더라도 금융권이 최대 95%까지 만기연장·상환유예 해주는 '주거래금융기관 책임관리'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이러한 지원을 통해 해결이 되지 않는 부실 또는 부실 우려 차주의 경우 새출발기금으로 흡수해 구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차주를 보호하려는 취지는 이해되지만 자칫 성실 상환 차주 역차별, 모럴해저드로 번질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만큼 다수 민심에 역행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원장은 오는 21일 국회에서 열리는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코로나 대출 만기연장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금융지원의 재연장 가능성을 열어놓되 기존 방식과는 다르게 진행하겠다고 밝힌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그러나 재연장에만 초점을 맞춰서는 곤란하다. 금융지원 재연장으로 잠재부실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새로운 지원 방식과 출구 전략이 필요하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종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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