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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 뜨거운 각종 '룸' 전단지 공해
입력 : 2022-09-20 오후 4:55:02
지난 18일 저녁 서울 강남구 대로변에 위치한 지하철 2호선 선릉역. 출입구 앞에는 각종 전단지가 바닥을 낙엽마냥 메우고 있었다. 무슨 홍보를 이렇게 하나 싶어 가까이 가보니 낯 뜨거운 '룸' 광고였다.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룸을 사랑하는 민족이었나.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출입구 앞에 전단지 광고가 널브러져 있다. (사진=변소인 기자)
 
옷집 광고도 아닌데 '셔츠룸', '레깅스룸', '란제리룸'…. 가관이다. 모두 변종 유흥업소다. 교묘하게 성매매 법망을 빠져나간 업소지만 초등학생, 외국인이 보아도 이상함을 감지할 수 있을 정도의 적나한 표현과 사진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시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대중교통 앞의 너저분한 광고들은 불쾌함을 자아냈다.
 
남녀노소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유해한 모습의 광고지만 특히나 자라나는 청소년들의 경우 정신까지 오염시킬까 염려가 될 정도였다. 우범지역도 아닌 곳에서 이런 광고를 마주한다는 현실에 머리가 아파왔다.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이는 비단 선릉역 부근의 일만은 아니다. 술집, 유흥가가 즐비한 곳이라면 어디든 이런 전단지가 빼곡하다. 때로 매끈한 전단지가 쌓여 미끄러짐을 유발할 정도다. 지나가는 행인들 모두 밟히는 전단지를 읽다가 시선을 돌리기 일쑤다. 한쪽에서는 끊임없이 전단지를 뿌리고, 한쪽에서는 길거리 가득 메운 전단지를 걷어내기 바빴다.
 
전단지를 살포하는 행위는 쓰레기 무단투기로, 경범죄에 해당한다. 단속에 적발될 경우 약 5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하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빠르게 지나가며 전단지를 뭉텅이로 던지는 이들을 잡아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유흥업소 전단지 살포는 쓰레기투기를 넘어 풍기문란과 지역 공해 등의 관점에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정서까지 오염시키는 전단지들을 지자체가 나서서 적극적으로 걷어내고 최소한의 미관은 확보해야겠다. 제아무리 멋진 몸매일지라도 길바닥 종이로 원하지도 않는데 감상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변소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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